애플워치를 발표했는데 다들 맥북만 이야기하더라…

한때 밤새 애플 이벤트를 지켜보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두근거리는 제품이 발표되는 것을 지켜보며 SNS로 떠드는 맛도 좋았죠. 덕분에 여기저기 애플 행사 라이브뷰 이벤트도 많이 생겨났구요. 저도 그랬었지만, 이젠 보지 않습니다. 원모어띵이 없어진 뒤로는 재미가 없어졌어요. 기존에 루머로 떠돌던 것을 확인하는 수준이라,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부지런한 분들이 정리해주신 것을 읽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전 분명히 지난 밤, 애플 워치를 발표하는 이벤트가 있다고 알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SNS 타임라인엔 온통 ‘맥북’ 얘기 뿐이네요. 처음엔 루머대로 레티나 맥북에어가 발표됐다보다-하고 생각했는데, 맥북 에어가 아니라 그냥 맥북이랍니다. 응? 갑자기 애플 노트북 라인업이 맥북/맥북에어/맥북프로…로 또 늘어난 겁니까?

▲ 발표전까지 많은 관심을 받았다가 발표 이후 존재감이 사라진 애플 워치

애플 워치에 대한 관심이 식은 이유는 간단할 것 같습니다. 작년 첫 발표 이후 사람들이 우려했던 요소를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첫째 애플 워치를 쓸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우려. 이렇게 저렇게도 쓸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 사용법을 설명하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와우-하는 포인트가 없었죠.
둘째 배터리 시간.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셋째 높은 가격. 지난 몇달간 명품 마케팅…에 대한 공을 들인 이유를 알겠네요. 아주 비싼 한정판을 동시에 발매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다른 애플 워치의 가격이 싸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여러 패션 잡지들에 애플 워치를 노출함으로써 새끈한 패션 아이템으로 보이려는 작업도 하긴 했지만… 음, 글쎄요.

일단 1세대에선 제품 이미지를 만들어놓고, 2~3세대에서 대중화를 노리는 기본 전략을 그대로 가져간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제품들과는 다르게, 이 제품은 사람들이 왜 이 제품을 사야하는 지를 잘 알기 어려운 제품이라서… 뭐, 덕분에 술 얻어먹을 일 생겼습니다. 좋네요.

반면 맥북에 대해선 정말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던 바로 그 ‘레티나 맥북 에어’에 근접한 모습인데다, 더 가벼워졌으면서도 배터리 사용시간은 기존과 비슷합니다. 반면 usb-C 채택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포트가 줄어들었고, 성능도 기존 제품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진다고 합니다. 가격도 비싸구요.

이 라인업이 잘되면 앞으로 맥북은 모든 라인업이 ‘맥북’ 하나로 통합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이 제품의 설계가 조금 극단적(마치 배터리에 키보드 얹고 모니터 붙여놓은 느낌?)이라… 당분간 맥북/맥북에어/맥북프로…라는 복잡한 라인업으로 옮겨가게되었습니다.

USB-C포트 하나만 만들어놓은 것은 이해는 갑니다. 모든 것을 ‘클라우드’로 해결하길 원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 정도로 가볍게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이 이 맥북의 타겟인거겠죠.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사진은 어차피 자동으로 아이클라우드에 업데이트되고, 맥북에도 자동으로 다운로드 될 겁니다. 문서 작업등도 마찬가지. 음악이나 영화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적이 되어가고 있고… 하지만 이게 옳은 방향성인지는 모르겠네요. 가격을 아주 착하게 만들었다면 모두 다 이해하고 대박이라 소리질렀겠지만.

보고 있는 입장에선 뭔가 착잡한 기분이 드는데… 나중에 정리해서 다시 한번 얘기해 보기로 하구요.

아무튼 둘 다 당장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해주는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혹시 맘이 동하셨다면(특히 맥북), 2세대를 기다려 보실 것을 강하게 권합니다. 지금 사시면 계륵 같은 존재가 될 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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