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김서림 방지 금 나노 코팅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1년만 일찍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취리히 공과대학(ETH Zurich)에서 개발한, 김 서림 방지 기술이 그렇습니다. 기존에 물방울이 유리 표면에 맺히지 않게 코팅하는 기술과는 다르게, 자동차 서리 제거 열선처럼, 열을 이용해 아예 김이 서리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비밀은 유리 표면에 극소량의 금을 코팅하는 겁니다. 이 코팅의 장점은 태양열을 선택적으로 흡수한다는 것. 태양빛의 적외선 부분을 일부 흡수해서, 저절로 유리가 조금 따뜻해지고, 그래서 아예 김이 서리지 않게 됩니다. 전기 같은 것 필요 없어도, 햇빛 흡수만으로 충분히 서리를 없앨 수 있다고.

코팅 후에도 유리가 꽤 투명한 이유는, 가시 광선쪽은 일부만 흡수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그래서 살짝 어두워지긴 합니다.). 위 사진 왼쪽(오른쪽 알)이 코팅 안한 렌즈고, 오른쪽(왼쪽 알)이 코팅한 렌즈인데요. 얼핏 봐도 차이가 보이죠? 금을 포함하기에 비싼 것 아닌가 싶지만, 극소량만 쓰기에 별로 재료값이 많이 들진 않는다고 합니다. 금 코팅 앞 뒤로 산화 티타늄 막이 같이 코팅되어, 금을 보호하고 가열 효과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3겹을 겹쳐도, 두께는 10 나노 미터에 불과합니다.

햇빛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금이 전도가 되기 때문에, 햇빛이 없으면 전기를 이용해 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코팅을 하면 여름에 자동차나 건물이 더 뜨거워지는 거 아닌가-하는 걱정도 있지만, 실제론 그냥 뜨거워지는 것보다 더 뜨겁지는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안경과 차량 유리외에도 창문 같이 투명하지만 김이 서리면 안되는 모든 곳에 쓰이기는 목표라고 합니다.

다만, 아직 개발 중인 기술입니다. 햇빛이 없다면 전기를 쓰면 된다지만, 그건 안경에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죠. 차량 쪽에는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쪽은 때론 성에를 녹여야 할 필요도 있고… 아무튼 재밌긴 한데,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고 싶은 기술이긴 합니다. 하기야 저렴한 가격에 낮에 안경에 김 서리는 것만 제대로 막아줘도, 찾는 사람이 있을 것 같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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