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동물들 이야기, 배드 가이즈(The Bad Guys, 2022)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미니언즈2 보기 전에 미니언즈 미리 봐둔다는 게, 보다보니 이거 이미 본 거였지(…)란 걸 알게 되고, 기타 올해 히트 영화 중에 찾다가 자연스럽게 보게 된 배드 가이즈. 포스터에 블록버스터라고 나와 있는데, 정말 블록버스터 같은 애니였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요.

* 사용된 이미지는 모두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 왔습니다.

유튜브에서 HD 2500원에 현재 시청 가능합니다. 다만 더빙판입니다. 더빙은 잘 된 편.

왜 블록버스터일까요?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예측 가능하고, 그러면서도 계속 지루하지 않은 장면을 제공합니다. 맛있긴 한데, 어디서 많이 맛본 듯한 느낌이랄까요. 진폭의 차이는 있습니다. 정말 딱 절반까지-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초반에 작업을 까는 장면까지는 조금 루즈합니다. 반면 절반이 지나면, 확연히 더 재밌어집니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캐릭터. 동물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장점이긴 하지만,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다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멋쟁이 늑대를 비롯해서 사악한(?) 뱀, 힘쎈 피라냐, 변장 달인 상어, 해커 타란툴라에 멋진 여우 시장님이나 똑똑한 기니피그까지. 캐릭터가 다 선명하게 살아있습니다. 그러니까 흔한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갈 수 있었겠죠.

캐릭터 애니메이션 자체도 꽤 잘만들었습니다. 씽- 시리즈만큼 털이 흩날리지는 않지만(올해 본 애니중에선 아직 씽2가 최고네요), 움직임 하나 하나에 꽤 공들였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블록버스터. 오션스 일레븐 + 분노의 질주 초반 시리즈 + 주토피아가 다 들어가 있는 느낌.

오죽하면 가장 특이했던 장면이, 초반에 뱀과 늑대가 서로 농담 따먹기를 하며 자신들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부분일까요. 그리고 한가한 건달처럼 보이던 애들이, 사람들이 보기만해도 두려워 덜덜 떠는 악당이란 게 나타나는 부분. 이런 건 다른 애니에서 잘 못 보던 장면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조카들이랑 봐도 좋았겠네요. 거침없이 운석이 도시 한 가운데에 떨어지는, 그런 만화적 설정도 좋았고요. 이 도시에서 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해진달까요. 다음 번에는 이런 평범한 블록버스터를 넘어서, 진짜 매력 넘치는 악당도 좀 등장하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이 시리즈, 악당 vs 악당의 대결로 흘러갈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가벼운 팝콘 애니를 원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아 근데 왜 난 이걸 보고 나니, 씽2의 화려함이 더 끌리는 거죠… 역시 음악의 힘이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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