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놉, 엔딩에서 남주는 살았던 걸로(Nope, 2022)

영화 놉을 보고, 엔딩에서 응? 이게 뭐지? 하고 우왕좌왕 했다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적어 보는 시간입니다. 음, 제 해석이 틀렸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의견이 맞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농담이 아니라, 조던 필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입니다. 영화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각각 서로 다른 스토리 라인을 구축할 수 있고, 그건 관객의 몫이라고요.

… 간단히 말하면, 이 감독이 대놓고 다양하게 해석되라 해석되라 하는 입장을 가지고 영화 장면을 만들었단 말입니다. 꼼수쟁이랄까요.

사실 눈 뜨고(?) 보면 입장은 명확합니다. 남주(OJ 헤이우드)는 살아 있습니다. 그냥 여주(에메랄드 헤이우드)에게 살아있는 걸 보여줬으니까요. 다만 그 장면에서 OJ의 모습이나 화면 처리가 좀 이상하죠. 어색하달까요. 흐릿하달까요. 그러니까 감독이 원한대로 이런저런 오해(…)를 불러왔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재미가 없겠죠.

제가 남주가 살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남주는, 먹히는 입장이 아니라 대결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먹히는 입장이라면 그냥 미끼가 되어 휙- 잡아 먹히고, UFO가 도망가는 여주를 따라갈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지나가는 강아지와 신경전(?)을 해보신 적이 있다면 아실 겁니다. 사실 멀쩡한 생물이 몸을 부풀리는 행위는 대부분 경고, 위협 뭐 이런 거거든요.. 그런 상대를 재빨리 먹어치우고(?) 여주를 쫓아간다는 게 가능할까? 싶더라고요.

실제로 나중에 인형을 잡아먹을 때를 보면, 이 놈이 아주 극도로 신중하게 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고, 보고, 보고 또 보면서 괜찮을까 아닐까? 고민하죠. 아무런 저항이나 기타 등등이 없는 그냥 인형이었는데요. 또 만약 잡아 먹혔다면, 다른 사례로 봐선 일정시간 뱃 속에 갇혀 있을텐데, 딱히 그런 흔적이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떼 이미 속이 좀 상항 상태라서, 잘 먹(…)을 수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자, 그렇다면- UFO와 남주가 대결하다, 여주가 부릉! 소리내며 도망치니, 눈치 보다 몸을 돌려 여주를 쫓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분은 그러더라고요. 빠른 오토바이 속도를 말이 이길 수가 없는데, 너무 금방 쫓아왔다고. 그러니 저건 유령이라고.

말이 빨라야 시속 70km 정도니,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 테마파크 위치가 OJ네 목장에서 가깝다면? 실제로 말 파크 주인이 지니가다 들려서 전단지를 주고 가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쫓아 올 시간은 있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UFO도 별로 빨라보이지 않았거든요. 몸을 하늘하늘하게 확장한 상태라, 오토바이 속도를 다 못 쫓아왔습니다. 그런데도 차이가 별로 벌어지지 않았죠.

마지막으로… 사실 에메랄드 헤이우드가 영화 마지막에, 누워 있다가 뭔가를 보고 눈을 뜨고, 확인하듯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면서 좋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이걸 보고 더이상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전형적인 ‘믿을 수 없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그런 행동이었으니까요.

‘설마 이게 꿈은 아니겠지?’ 하고 눈 감았다가 다시 뜨며 확인한 상대를, 화면이 좀 흐릿하게 나왔다고 죽었는데 환상을 보는 거다! 라고 믿기엔 너무 슬프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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