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신작 패미컴 게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년 독일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이란 게임쇼가 있습니다. 올해는 8월 24일부터 시작했는데요. 한국에서 만든 ‘P의 거짓’이란 게임이 이번에 수상하면서, 소식을 들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그 게임쇼 한 구석(?)엔 레트로 게임 부스가 차려져 있습니다. 저도 오늘 하우투긱에 실린 뉴스를 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놀랍게도(?) 지금도 패미컴, 슈퍼패미컴, 메가 드라이브 같은 고전 콘솔기기용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팩 같은 형태로 팔리고 있다고요. 그런 게임을 만들어서 팔아도 유지가 되는, 그런 게임을 사주는 시장도 적당히 규모가 되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먼저 독일 레트로 게임 가게 Retrospiel 사장님 말에 따르면, 12~14세의 신규 유저 층이 생겼습니다. 그래픽이고 뭐고 다 떠나서, 게임은 재미 있는게 최고고, 레트로 스타일 게임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레트로 게임들은 쉬워서 인기라고 합니다. 예전 게임은 버튼을 많이 쓰거나 그러지 않았으니까요. 잡고 놀다보면, 금방 노는 법을 익힌다는 겁니다. 금방 금방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하네요. 사실 오락실 게임 같은 건 당연히 코인 넣고 바로 플레이-가 기본이니까요.

다른 이유로는, 의외로 옛날 게임을 하기가 쉽다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는 에뮬 소프트웨어 덕이 큽니다만. 카트리지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FC 트윈 같은 클론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어서, 팩을 꽂아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건 메가 드라이브가 남미에서 오래 인기를 끌었던 이유와 비슷하네요.

또 열정적인 프로그래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Elektronite는 인텔리비전이란 옛날옛적 게임기를 위한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을 왜 만드냐는 질문에, ‘왜 안돼요?’라고 대답했다고. 물론 본 설명은 옛날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역사를 살짝 맛보는 좋은 경험이라는 거였지만요.

거기에 더해 간단한 게임 아이디어도 쉽게 구현할 수 있고, 특정 게임 개발 플랫폼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실제로 부스에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게임도 전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음, 내가 만든 게임을 게임기에 넣어서 플레이할 수 있다면, 확실히 아이들에겐 좋은 경험일지도.

마지막으로, 당연히(?) 수익을 추구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최신 콘솔과 구형 게임기에서 모두 돌아가는 게임을 만드는 거죠. 예를 들어 Senile 팀에서 만든 Rush Rush Rally 같은 ‘드림캐스트’용 게임은, 스팀으로도 출시가 됐습니다. Intrepid Izzy도 드림캐스트용이지만, PS4/5 및 엑스박스, 스위치에서도 출시될 예정입니다(스팀용으론 이미 출시).

패미컴용으로 출시된 Alwa’s Awakening도 있습니다. 스팀에서도 만날 수 있죠. 같은 내용에 그래픽이 다른 버전이지만요. 패미컴 버전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래픽이 뛰어나긴 합니다. 중요한 건, 이걸 팩으로 출시할 때 이윤을 남길만큼 사주는 게이머가 있다는 거지만요.

아무튼 덕분에, 유럽 레트로 게임 시장은 그저 구작 소비, 추억 팔이에 머물지 않는, 뭔가 재밌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다 옛날에 이 지역이 잘나갔기 때문이겠죠(…). 전 예전 플래시 게임이나, 휴대폰 게임 같은 것이 한국에서 다시 부활하면 좋겠는데, 그런 건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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