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앱들의 공통점이라면 딱 하나, 사람의 감성을 향하고 있다는 것.
2. 오늘 한 아이패드앱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한시간 동안 지루한 PT가 이어집니다. 비지니스 모델에 제휴모델에 앞으로 앱 업데이트 계획에 해외진출에… 뭔가 좀 장황한 얘기를 듣다가 물어봤습니다.
– 지금 당장 쓰기 싫은데 어떻하죠?
: 앞으로 나아질 겁니다.
– 혹시 어떤 사람들이 왜 이 앱을 쓸지 생각해 보셨나요?
: 당연하죠.
– 그런데 왜 이렇게 느리죠?
다시 콘텐츠 작성자의 저작권을 지켜주고 싶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플립보드는? 자이트는? 다른 앱들은? 이라고 되물어보려다가 참습니다. 그냥, 이 지루한 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싶으셨다면서요- 그런데 그렇게 자기 얘기만 잔뜩 하시면 어쩌나요.
3. 이야기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기술이 있습니다. 그 기술을 적용시킬만한 B2C 사업을 찾다가, 앱을 만들었습니다. 비슷한 형태의 몇가지 앱을 합친 느낌입니다. 사실, 버전 2.0 디자인이라고 보여준 것은 스마트폰용 플립 보드와 너무 비슷해서 당황했을 정도. 그리고 그 앱을 이용해 여러가지 비지니스를 하려고 합니다.
….비.지.니.스…를 하려고 합니다.
비지니스가 나쁜 것이겠습니까. 하지만 다운로드 얼마안되는 앱이 가지고 있는 사업 모델로는 너무 거창합니다. 사람이 없으면 사업이 성립안될 것 같은데 사람이 많아야 가능한 사업 이야기만 합니다. 문제는 앱이 나쁩니다. 얼마나 좋은 기술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앱 자체가 안좋은걸 어쩔까요.
4. 앱의 성공 여부는 결국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경험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소개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위해 추천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그럽니다. 이 앱을 사용하기 위해 2시간이나 설명해야 한다고. 그럼 비지니스 모델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앱을 빨리 고쳐나가야지요.
인터넷 비지니스는 속도가 생명입니다. 빨리 내놓고, 빨리 피드백을 받아서, 빨리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지니스 모델은… 솔직히 그 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앱이 못났는데 BM을 먼저 걱정하는 것은 김칫국을 먼저 마시는 거라구요. 앱이 못났는데 TV 광고를 한다고 해고 과연 그게 성공할까요?
5. 결국 사람입니다. 그것을 쓰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을 바라는지를 생각하지 않고서, 앱이 성공할 길은 없습니다. 아니, 다른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PT하신 분 스스로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이 앱은 존재한다고 처음에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그럼 좋은 콘텐츠를 잘 골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해주세요. 이런저런 이야기 다 필요없으니.
해외 진출이고 제휴 모델이고 뭐고 보통 사람들에겐 다 필요없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이 있어야 하고, 내 글을 읽어줄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아니면 최소한 만드는 사람들이 강렬하게 욕망하는 앱을 만들던지요. 그 당연한 것을 경시한다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성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쌀로 밥짓는 이야기라, 차마 그 자리에서는 하지 못한 말을, 이렇게 글로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