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8 트렌드 정리

언제나처럼 뒤늦게 올리는 이야기. 이번엔 지난 3월 1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이다. 이번 행사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노치, 인공지능, 5G 네트워크다.

노치 디자인과 인공지능 프로세서

먼저 지난 글에 정리했던 것처럼, 올해 MWC에선 유난히 아이폰 X 같은 노치 디자인을 채택한 폰들이 많이 선보였다. 에이수스 젠폰5를 비롯해 중국 중저가폰인 오키텔의 U18, 울레폰 T2 프로, 비공개로 선보인 LG G7까지.

꽤 많은 폰들이 하나 같이 노치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풀화면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주장과 아이폰이 이런 디자인을 내놓지 않았다면 과연 나왔겠는가-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 오죽하면 노키아 바나나폰이 가장 화제가 되었을까.

인공지능은 갤럭시, V30s 씽큐, 젠폰5 등의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갔다. 앞으로 나올 플래그쉽 스마트폰들이 대부분 채택할 기능이니 이런 게 있구나- 정도만 생각하면 된다. 화웨이, 퀄컴, 미디어텍, 삼성 같은 주요 칩셋 제조사에서 인공지능을 지원하는 프로세서를 모두 내놨기 때문이다.

먼저 퀄컴에선 인공지능을 지원하는 새로운 ’스냅드래곤 700‘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중고가형 스마트폰에 탑재될 프로세서다. 이전 스냅드래곤 660에 비해 계산 속도는 2배, 전력 효율은 30% 정도 향상됐다고 한다.

세계 2위 스마트폰 프로세서 제조 업체인 미디어텍에서도 인공지능 지원 칩을 내놨다. 헬리오 P60 칩은 뉴로파일럿 AI를 내장해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갖췄다. 구글 안드로이드 신경망 API 및 텐서플로 같은 인공지능 개발 환경을 지원한다.

그 밖에 이번에 발표된 갤럭시 S9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9810에도 인공지능 기능이 포함됐고, 화웨이는 작년에 발표한 인공지능 프로세서 기린 970이 탑재된 메이트 10 프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르쉐 자동차를 자율 주행차로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주인공은 5G

이번 MWC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기술은 5G 네트워크다. 2017년 12월에 5G 네트워크 1차 표준이 정해진 영향도 있고, 평창 동계 올림픽 같이 성공적으로 사용된 사례도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보다 다양한 실사용 예시를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이 5G 네트워크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물었다면, 이번 MWC 2018에서 어느 정도 대답을 찾은 셈이다.

어떤 대답이냐고? 5G 네트워크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굉장히 빠르다. 최고 20Gbps 까지 나온다. 응답 속도가 빠르다, 수많은 제품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한 첫 번째 대답은 ’자율주행차‘다. 자율 주행차는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여기서 응답속도가 빠른 5G 통신은 핵심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 조금만 응답속도가 느려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대답은 로봇이다. 위 영상은 일본 통신사 NTT docomo가 이번 MWC 2018에서 시연한 로봇으로, 거의 똑같이 로봇이 인간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 대답은 산업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다. 앞서 말했듯 원격으로 로봇을 조정한다거나 다수의 로봇을 한꺼번에 조종한다거나 하는 일도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그 밖에 강력한 영상 전송 능력도 돋보인다. 5G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목표중 하나는, 유선망을 대체하는 것이다. 5G의 빠른 속도를 이용하면 유선 케이블 없이 선명하게 영상을 전송 할 수 있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영상을 비롯해, 원격 수술 같은 의료용 장비도 제작할 수 있고, 사람이 타는 드론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도 있다.

원격으로 선명한 영상을 전송하고 여러 대의 기기를 즉시 제어할 수 있다면, 위험한 곳에서 이뤄지는 공사를 비롯해 다양한 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5G 장비가 선보였다.

 

5G, 개인에게도 좋을까?

5G 기술이 도입되면 개인에겐 어떤 혜택이 있을까? 사실 많지 않다. 내년에 5G 스마트폰이 나온다는 것 정도일까. 화웨이는 올해 안에 5G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얘기하고, ZTE에선 5G 스마트폰 시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나와도 통신 인프라가 받춰주지 않으면 별 쓸모가 없지만.

일단 5G 스마트폰이 나오고 5G 네트워크가 널리 보급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거의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봐도 된다.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쫘악-하고 뜨니까. 동영상도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볼 수 있다.

가상 현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경우에도 혜택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내놓은 페이스북 스페이스 같은 가상현실 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한다거나, 화상통화를 할 때도 좋다. 그런 것들을 빼면 솔직히 눈에 띄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 네트워크를 까는 이유가 있다. 5G 네트워크 사회에 진입한다는 것은 사회 인프라 자체가 바뀌는 일이라고 봐야한다. 과거 3G나 4G 네트워크가 통신 네트워크에 가까웠다면, 5G 네트워크는 사물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홈이나 스마트시티, 스마트 팩토리를 보다 앞당길 수 있다.

다른 면에선 통신 장비를 만드는 업체들간의 경쟁이기도 하다. 이번 MWC2018에서도 화웨이, 인텔, 퀄컴, 삼성 전자를 비롯해 다양한 장비 제조사와 이동 통신사들이 5G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시연했는데, 이통사는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목표가 있고, 장비 제조사는 각자 4G에서는 뒤졌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거나 지키고 싶어 한다. 쉽게 말해, 시장을 움직이거나 빨리 대응해서 돈을 벌고 싶어 한다.

한국이 2019년초에 상용화를 하겠다고 서두르는 이유도 같다. 5G 네트워크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일단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예상이기 때문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통신 기술 표준을 장악할 경우 향후 개발될 통신 장비 개발에서 우월한 입장에 설 수 있다. 5G 기반으로 전개될 여러 서비스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미래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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