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2018, 혁신의 최전선에선 무슨 일이?

늦었지만 마지막으로 올리는 상반기 마지막 이벤트(아마도?) 이야기. 이번에는 지난 3월 9일부터 18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음악과 영상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축제인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를 소개한다.

 

SXSW 2018 기대작 중 하나였던 “Support the Girls”

 

음악 + 영상 + 인터랙티브 = SXSW 2018

SXSW는 쉽게 말하면 창의적인 콘텐츠 중심의 행사다. 처음엔 음악 축제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음악과 영화, 그리고 IT 분야인 인터랙티브를 함께 다루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 같은 유명인들이 오기도 하고, 트위터나 포스퀘어 같은 스타트업들이 여기서 첫선을 보인 다음 대박을 터트렸다. 부대행사로는 SXSW EDU와 Gaming Expo가 열리고, 올해부터 SXSW Wellness가 추가됐다. 솔직히 요즘은 너무 커져서, 옛날의 독립 예술제 같은 느낌은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K-팝 뮤지션들 위주로 쇼 케이스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엔 이하이, KARD, 혁오, 주노플로, 세이수미 같은 아티스트들이 초청받아서 ‘코리아 스포트라이트 @SXSW 2018’이란 무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밖에 가상현실 영화 ‘공간 소녀’가 초청을 받았다.

 

 

인터랙티브 분야에 참여한 것은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 랩과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다. 주로 기업들이 제품을 전시하는 트레이드 쇼에 부스를 차렸다. SXSW답게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인공지능 작품이기는 한데 … 조금씩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해하고 넘어가자.

 

위 영상에 보이는 앱은 툰스퀘어다. 글을 쓰면 자동으로 글에 맞는 카툰을 만들어 준다. 갤럭시S9에서 선보인 ‘AR 이모지’ 기능과 함께 쓰면 재미있을듯한 앱이다. 그 밖에 박스형 홀로그램 인공지능 스피커 오로라와 자동으로 모바일 광고를 만들어 주는 ‘가젯’이란 광고 플랫폼도 함께 선보였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서도 ‘에트모 프로젝트’ 같은 다양한 인공지능 스타트업들과 함께 참가했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 SXSW 2018 최고 화제

 

SXSW 행사 기간에 열리는 콘퍼런스와 세션은 2000개가 넘는다. 연사들도 유튜브 CEO나 멜린다 게이츠, 버니 샌더스 같은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온다. 이번에 가장 화제를 모았던 세션을 딱 하나만 꼽자면, 바로 일론 머스크가 나온 ‘웨스트 월드’ 드라마 세션이다. 깜짝 내빈이었는데, 이 드라마 제작자가 앨런 머스크가 만드는 ’스페이스 X 로켓‘ 다큐멘터리를 만든 인연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한다.

… 그 자리에서 내년에는 화성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 말해버렸다.

 

황당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 6일 팰컨 헤비라는 화성행 로켓을 이미 성공적으로 발사한 적이 있다. 흘려들을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다만 팰컨 헤비도 원래는 2013년 발사 예정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그뿐만이 아니다. 작년에 돈이 다 떨어져서 파산 직전까지 갔다며 고백하기도 하고(만우절에 또 써먹었다.), 18개월 안에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완전 자율주행차량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핵무기보다 위험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정말 빵빵 터트리고 갔다.

SXSW에서 찾은 아이디어

SXSW 트레이드 쇼에서는 몇 가지 재미있는 시제품이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스시 텔레포테이션‘이다. ‘오픈 밀스 프로젝트’라는 팀에서 공개한 3D 음식 프린터로, 디지털 푸드 플랫폼 ’푸드 베이스’에서 음식을 고르면, 그 음식에 맞게 다양한 맛과 색을 가진 식용 겔로 만들어진 블록을 출력해 조립한다.

블록은 각각 다른 맛과 색,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실용화되면 언제 어디서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지금 기술로는 ’어묵‘ 하나 정도 재현할 수 있다고 한다. 나중엔 우주 비행사용 음식으로 제공하거나, TV에 소개된 요리를 집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루나비티라는 파워 슈트도 선보였다. 컴퓨터로 제어하는 16개의 로터를 이용해 놀랄 만큼 높게 점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 나중에 출시되면,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빌려 써도 좋을 것 같지만,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오스틴에 자리한 스타트업 ’아이콘‘에선 아예 3D 프린터로 지은 집을 공개했다. 시멘트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찍은 집이다. 공사 시간은 12시간에서 24시간 정도 걸리고, 공사비는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6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판매 목적은 아니고 해비타트 운동을 위해 사용될 예정으로, 건축 가격은 4000달러가지 낮출 예정이고, 일단 1년 동안 사무실로 쓰면서 이 집에 문제는 없는지 살필 예정이다.

올해 SXSW 2018 트레이드 관에는 유난히 일본 대기업이 많이 참가했다. 덕분에 이런 특이한 하드웨어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 SXSW 인터랙티브의 진짜 주인공은 이들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가상현실이 진짜 주인공이다.

블록체인을 위한 밤이 열리다

 

비트 코인과 블록체인은 행사 기간 내내 언급됐다. 일단 앞에 암호 화폐의 ’암호~어쩌고‘늘 단 세션만 해도 수십 개다. 이더리움의 공동 창업자 조셉 루빈도 강연을 했고, ’ITO’라고 종일 블록체인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SXSW 액셀러레이터 피치 어워드에선 난민을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현금을 가상화폐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리프’라는 회사가 베스트 부트스트랩 상을 받았다. 일본 파나소닉사는 블록체인과 가전제품을 잇는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헥스 코인이라는 헥사고니아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음악을 구매하거나 커뮤니티에 참가하는데 쓸 수 있는 가상화폐 프로젝트가 발표되기도 했다.

 

 

굉장히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비트 코인을 긍정만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일단 많은 사람의 공통된 의견은 한번 피바람이 불 거다-였다. 진짜 블록체인이 가진 가능성은 그 후에 꽃 필 가능성이 크다고.

다양성을 품다

 

올해 SXSW는 ’창의성‘이란 테마에 ’다양성‘이란 테마가 더해졌다. 우버가 플라잉 택시를 소개할 때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보조마 세인트 존‘ 최고 브랜드 책임자가 등장했고, 날 때부터 한 쪽 다리가 없었던 모델 에이미 멀린스도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늘 주최자가 원하는 대로 트렌드가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 밖에 증강현실과 관련된 재미있는 게임이나 설치 작품들도 선보였고,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한 프로젝트 중에도 흥미로운 것이 많았는데요. 이에 대해선 다음번에 이야기해 보자.

About Author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