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는 정의도 없고 악도 없는 거야. 폭력은 그냥 폭력일 뿐이야.
그리고 사람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반드시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
– 가네시로 가즈키, 플라이 대디 플라이 중에서
1. 마이-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감정에 날이 서 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조금 눈쌀을 찌푸리다가, 왜 그렇게 날 서 있는지 이유를 찾지 못해 잠시 어리둥절했습니다. 담배에 대한 논쟁입니다. 싫은 것 싫다고 하는 것은 괜찮은데, 다짜고짜 니네들 담배 피니 다 나쁜 놈이야-라는 식으로 나오니, 당황스럽습니다.
무슨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링크를 끊었습니다.
나이가 든 탓입니다. 이젠 불필요하게 날이 서 있는 글을 읽는 것도 피곤합니다. 날이 서 있는 글을 읽을 때는, 누군가 긁개로 제 신경을 건드리는 것만 같습니다. 예전에는 하나하나 싸우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읽는 것도 피곤합니다. 그냥 링크를 끊으며, 제 선에서 필터링 해버립니다.
…안그래도 짧은 인생, 상처에 모래 뿌려가며 살 필요는 없잖아요.
2. 따뜻한 말만 가득한 세상 따위, 바라지 않습니다. 원래 상처도 있고 좀 험담도 주고 받고, 싸우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그러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생채기 내는 말들을 제 안에 채워 넣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도 그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주먹을 쥐고, 힘껏 벽을 한번 때려보세요. 그 주먹이 아프나 아프지 않나. 사람을 때려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를 아프게 한 만큼, 내 주먹도 아픕니다. 때린 만큼 당할 각오가 없다면, 애당초 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실은 그 사람의 날선 글을 받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 사람 날 선 글에 제 마음 다치면, 저도 다시 그 사람을 상처 입히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타고난 키워 본능이랄까요. (응?)
3. 요즘 이글루스, 왜 이런 지는 모르겠지만… 말은 가려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눈 앞에서는 못 뱉을 단어들이, 가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을 것 같았던 블로그에서도 화났단 이유로 툭툭 튀어나오는 것을, 보곤 합니다. 안쓰럽고 당황스럽습니다. 그렇게 너무 쉽게, 자신을 깍아 버릴 필요는 없을 텐데.
예전에..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우리는 너와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너와 내가 존재하게 되는 거라고. 다른 이들과 어떻게,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가가, 바로 지금,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그러니까, 조금만, 차분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강하면 상대방이 하려던 말도 못하게 됩니다. 더 이상 말 걸지 않고 뒤돌아가버리게 됩니다. 지금 당장이야 그래도 아무 변화 없는 것 같지만, 계속 그러다보면, 아무도 말걸지 않게 될 거에요. 혼자 살아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그러면, 너무 쓸쓸하잖아요.
…누군가가 들어줬으면 좋겠다- 얘기 나눴으면 좋겠다-
그래서 블로그를 쓰고 있는 것일텐데.
4. 마지막은 안구 정화용(?) 좋은 글 하나
네가 있어줘서 고마워,
네가 너 있는 모습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워,
라고 말할 때
내 못생긴 손과 내 부슬부슬한 머리와 내 동그란 코를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래, 너의 노래는 나의 힘.
너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힘.
– 백은하, 너의 노래는 나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