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지겠지만, 부정에 대한 책임을 질수는 없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그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
그럼 지금부터 까놓고 말합니다. 이번 사건은 ‘부정 선거’라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통진당 진상조사위가 ‘부정 선거가 맞으니, 비례대표 후보들은 사퇴를 권고한다’라고 해서 시작된 겁니다. 여기서 강조점은 ‘비례대표 사퇴’에 찍혀집니다.
처음엔 어찌되었건 선거에 문제가 있었으니, 당연히 선거 결과 무효(비례대표 사퇴), 비대위 구성, 진상 조사 후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으로 일이 진행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부정 선거라니, 무슨 소리냐!’가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간단히 말해, ‘부정 선거냐 아니냐’를 논쟁의 중심으로 공론화 시킨 것은 당권파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왜 당권파 후보들은 아무도 비례대표 자리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요? 역시 간단합니다. 논점을 ‘부정 선거 여부’로 바꿔버리면서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결부시켜 버린 겁니다. = 그러니 지금 비례대표 사퇴할 수 없다. 땅땅땅.
부실이든 부정이든 사퇴해야할 비례 대표 후보들
간단히 온라인 장터에서 경매를 했다고 봅시다. 실수이든 고의적이든 경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어요. 그럼 경매 다시 하거나 취소하는 겁니다. 그거랑 비슷하게, 어찌되었건 경선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럼 일단 비례대표 후보들은 사퇴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건 억울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녜요. 중대한 선거 결함은 선거 무효 사유라구요.
그 시스템의 문제가 부실이냐, 부정이냐는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현 지도부는 책임져야 하니 사퇴하고, 비대위 구성후 진상 조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비대위 어떻게 구성할 건지는 대의원들에게 맡기는 것이 보통이구요. 그런데 여기서 대체 왜 총투표가 나옵니까? 당원이 뽑았으니 그 결정도 당원이 하는 것이 맞다구요?
… 지금 문제는 당신들을 뽑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 스스로를 이미 ‘뽑힌 사람’으로 자신할 수 있는 그 배짱은 대체 어떤 사고를 거치면 나오는 겁니까?
격렬한 반응은 껍질일뿐, 속을 까보면-
제가 오히려 모를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사건이 갑자기 갑자기 극단적으로 치달았습니다. 당권파에서 비상식적인 반응이 나왔어요. 마치 뭐 잘못하다가 들킨 사람들처럼, 스스로 문제를 확대시키고 일부러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대치하는, 그런 쪽으로 나갔습니다. 결국 어제 중앙위원회인가요? 거기에는 폭력까지 사용됐습니다.
당권파는 지도부가 처음에 부정 선거라고 말한 것이 문제라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 반대입니다. 대의원 대회의 사소한 문제까지 문제삼는 사람들이 막상 선거 과정의 큰 문제는 별 것 아니다, 해명을 들으면 다 문제없더라-라고 하면서 넘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극단적인 대결을 조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논점을 흐리고 대결 구도만을 부각시켜서, 물타기로 넘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반응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합니다. 극단적 반응이 표면에 흐르고 있지만, 그 구조에는 결국 “진상 조사 중지, 부실 선거로 뽑힌 사람들이 그래도 계속 국회의원 뱃지다는 것” 이것만 남아있습니다. 비대위 구성을 막는 거나 당원 총투표 하자는 거나, 죄다 결과는 그쪽으로 흐르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대체 이게 뮙니까? 물론 말이야 진상조사하자고 하고 있지만-
폭력은 인터넷을 통해 중계되었다
…그래도 당권파를 옹호하시겠다면, 그렇게 하십시요. 원리주의자에게 무슨 말인들 먹히겠습니까. 대저 결론을 정해놓고 이야기하는 사람과 얘기할 만큼 시간이 남아돌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는 분명히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촛불 집회는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중계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 중계 영상을 보고, 경찰의 폭력에 분노하며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번 통진당 폭력 사건 역시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중계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당권파의 폭력을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그것들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분명히 각오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욕을 하고 상대를 해줄때가 좋았다는 것을 알게될 겁니다. 그 다음에 올 것은, 당신들에 대한 경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