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탑건:매버릭 보기 전에 미리 봐두면 좋다기에, 봤습니다. 탑건, 1986년에 나온 영화를(왓챠에서 시청 가능. 유튜브에선 대여료 1500원입니다.). 이 영화가 나올 땐 제가 영화 보러 극장 갈 나이가 아니라서 못 봤고요. 그 후엔 굳이 찾아볼 필요를 못 느껴서 안 봤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가, 음악이 나오자, 악- 했답니다.
… 영화는 안 봤는데, 이 노래 알아요(…).
하기야, 꽤 많이 유명했던 영화니까요. 영화 안 본 저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다만, 영화는 제 생각과는 좀 달랐습니다. 음, 뭐라고 해야하나. ‘전형적인’ 80년대 영화라고 해야하나요. 만화로 따지면 왕도물이라고 해야 하나요. 뭔가 흥행 공식처럼 여기는 것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아, 이거 80년대 영화지- 했다는.
영화 자체는 공식적으로 흘러가지만(?), 그런 흐름을 만들어 내는 방식은, 이제 와서 보니 흥미롭습니다. 특히 그냥 친구랑 함께 노래하는 씬이 많이 나오는 데요. 뻔하긴 한데, 그래도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초반엔 톰 크루즈(매버릭 역)가 너무 웃고 다녀서, 뭔가 슬픔을 감추려고 일부러 저렇게 웃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탑건에는 지금 보면 당황스러운 장면도 꽤 나옵니다. 하나는 상의 탈의. 이 영화는 출연 배우들이 복근 자랑하는 영화입니다. 상의 탈의한 채로 이야기 나누는 장면도 그렇고, 뜬금없이 비치 발리볼 하는 장면도 그렇고. 여러 번 벗고 나와서(?), 보다가 ‘뭘 노린 건가?’하고 중얼거렸을 정도입니다.
다른 장면도 지금 개봉하면 악플이 달릴 장면이 몇 있습니다. 술 마시고(?), 헬맷도 안쓰고(?) 오토바이를 탄다거나 하는 거죠. 중간에 술 깨고 운전한거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하나는 매버릭 동료 비행사 헬맷에 그려진 일장기. 저거 아무리 봐도 일장기라서, 요즘 개봉했다면 댓글이 난리 났을 듯 합니다.
… 후후후. 80년대에 개봉하길 잘했네요(응?).
사람이 많이 나오지만,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전투기입니다. F14죠. 정말 오랜만에 비행기 독파이트 씬이 있는 영화를 본 기분인데요. SF 영화 등에서 나오는 건 사실 현실감이 부족한 반면, 이 영화는 지금 봐도, 대체 이 장면을 어떻게 찍었지? 궁금해지는 장면이 꽤 많습니다. 비행 중에 바이저를 왜 벗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원래 조종사들이 평소에 벗고 있나요??)
가장 놀랬던 건 맥 라이언. 어? 맥 라이언이 진짜 여기 나왔어? 아니면 비슷한 사람인가? 했는데- 진짜였습니다. 갑자기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가장 반가운 존재는 쥬크박스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도 CD 쥬크박스 같은 게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오리지널(?) 쥬크 박스는 헐리우드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존재였죠. 궁금했던 건 유선 전화를 쓰는 장면이 별로 없었다는 거. 저때는 당연히 휴대폰은 없고, 컴퓨터는 개인이 별로 안쓰고, 레이더에도 점으로만 표시되던 시절인 건 압니다.
그래도 인간은 소통하는 존재라(?), 다들 전화를 많이 했던 걸로 아는데- 전화 통화 장면이 거의 없더라고요. 할 얘기가 있으면 우연히 마주칠 때, 일하다 마주칠 때, 아니면 직접 찾아가서 말하더라는. 심지어 이성을 꼬시는 데 전화 번호를 교환하는 장면도 안 나옵니다. 저한텐 그런 표현이, 오히려 아, 이거 80년대 영화였지-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줬다는.
솔직히 걸작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 봐도 나름 재미는 있습니다. 특히 전투기 싸우는 거 보면, 반드시(?) 전투기 게임을 하고 싶어지실 겁니다. 안그래도 게임이 나왔을 것 같아서 찾아보니, 정말 있긴 있었습니다.
음, 실제로 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요.
이런 게임을 하느니, 애프터 버너를 하겠어요. 아니면 지금 스팀에서 할인 중인 에이스 컴뱃이 나을 수도 있겠네요. 보니까 탑건 DLC도 내놨네요. 으, 왜 항상 결론이 이렇게 나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