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로스님의 저는 마초이스트입니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글 자체는 몇몇 패미니스트라는 분들에 대한 이의제기가 담긴내용입니다만, 그 보다는 그 글에 등장하는 몇몇 분들의 행동-이 더 마음을 끌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말이 통하는 사람도 있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대충 어영부영 잘 부대끼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말이 안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답답하죠. ^^
솔직히 말하면 저도 예전에는 엄청난 독설가였고 논쟁을 즐기는 타입이었습니다. … 하지만 최근에는 논쟁을 그리 많이 하지 않고 지냅니다. 그러니까 서로간의 논쟁을 통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아버렸다고나 할까요(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만 그 가운데에 절대 용납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일명 라벨 붙이기, 또는 딱지 붙이기라는 방법을 쓰는 어린 아이들입니다. 너는 “이런 이런 놈”이니까 그러는 거야, 너는 “이런 이런 사람”이니까 나랑 대화가 안돼-따위 어이없는 화법을 구사해가면서, 상대방을 근거없이 일반화해 버리고,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자신의 편견을 사실인양 그 사람에게 떡-하니 붙여버리는 것입니다.
인생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사람의 생각 역시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고, 자신이 스스로 자신에게 그런 딱지를 붙이고 얘기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눠놓고, 그러면 너는 이런 이런 사람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사실 어느 정도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기에 잘 쓰지 않습니다. 아니 아예 봉인해 두고 있다는 것이 맞겠지요.
…이 방법은 가장 나쁜 점은, 토론을 회피하고 잘못된 결론으로 논쟁을 종결시키며, 이해와 소통을 차단시킨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논쟁에 있어서 (결론적으로)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인, 논쟁에서 이기거나, 또는 지지 않기 위해서 쓰는 회피 수단이라는 사실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며 서로 배우는 것이 아닌, 오로지 이기거나 지는 것만 존재하는 논쟁, 그리고 그 승패를 위해서 존재하는 논쟁은 상당히 저질스러운 데도 말입니다.
대화를 하고 논쟁을 하는 데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하게 있습니다. 래리 킹의 말대로 자신의 관심사와 다른 사람과는 억지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 역시 좋은 방법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어설픈 지식으로 옳다-라고 이야기 하기 전에, 자신이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지 계속해서 질문해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말그대로 “교양과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견해는 있으니만도 못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진정한 지혜는, 모든 다른 견해에 대하여 열려있고 언제든 수정될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만 진정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