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방에 들여놓고 사용하다, 이사하면서 애물단지가 된 제품이 있습니다. LG에서 처음 내놓은 사운드 플레이트, LAP-340 모델입니다. 서브 TV에 물려서 영화 볼 때 썼는데, 이사하고 서브 TV가 메인 모니터가 되면서(…), 책상 위에 놓을 자리가 없어서 안쓰게 된 물건이죠.
▲ 2014년에 설치한 모습. 뭔가 지금과 비슷해 보인다면 맞습니다.
여전히 PS3를 굴리고 있어요…
이번에 또 이사하면서, 사운드 플레이트를 테스트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방 배치를 새로 하면서 서브 TV 자리도 만들어줬고, 유튜브 전용 머신도 입양한데다, 무엇보다 당근에 내놓기 전에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었으니까요. 사실 다시 쓸 생각은 없었어요. 이사를 여러 번 하다보니, 그냥 뭐든 가지고 있는 건 다 짐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요. TV 스피커 소리에 익숙해져서, 뭐 이 정도면 다른 스피커 없어도 되지-하고 있었는데요. 다른 소리를 들려줍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평소에 자주 듣는 노동요 BGM을 유튜브에서 틀었는데, 어? 갑자기 물소리가 들립니다? 처음엔 비가 오는 줄 알았는데(베란다 옆 방이라 비 오면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게 아니라 이 영상에 원래 물소리가 들어있던 겁니다.
그걸 지금까지, 못 듣고 있었던 거죠(…).
생각난 김에 이것저것 들으면서 비교 청음을 하는데, 그냥 좋습니다. 뭐든 TV 스피커로 들리는 소리보다 다 좋습니다. 우퍼를 빵빵하게 울릴 형편은 아니지만, 음악도 듣기 좋고 유튜브 영상 보기도 좋네요. 영화 볼 때 말소리가 조금 작게 들리는 경향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다 좋아요.
와, 이거 팔았으면 진짜 후회…안했겠죠. 몰랐을테니까요. 사실 그래도 팔려고 했는데, 이거 끄고 TV 스피커로만 다시 듣기 시작하니까, 이거 도저히 안되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적응하긴 할테지만, 당장은 귀를 안 좋은 소리에 적응 시킬 것 생각하니…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진짜 이거, 몇 년 만에 재발견하는 건가요.
물론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 청음 환경이 더 좋아진 것도 있습니다. 이번엔 좀 큰 방을 쓰는 관계로, 음악이나 영화 보고 듣기 좋게 세팅할 수 있었거든요. 스피커 기준으로 센터에, 시청자가 정확하게 위치합니다. 일하다 말고 고개 돌리면 바로 스피커와 TV가 보인단 말이죠. 유튜브에 올라오는 음악도, 2014년과 비교하면 소리가 상당히 좋아졌고요. 네트워크 환경도 빠른 걸로 바뀌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이 가격에 당근할 바엔, 그냥 쓰고 쓰고 또 쓰고 말죠. 예전엔 가격에 비해 사운드가 못하다고 까였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이 가격이면, 사실 10만원 이하 어떤 사운드바와 비교해도 더 나은 소리를 들려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당근에서 보이면, 무조건(?) 사세요. 이젠 정말, 가성비가 아-주 좋은 제품이 되었으니까요.
아주 간단히, 멀티미디어를 즐기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 다만, 여러가지 기능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이 제품은 옵티컬 입력과 블루투스, 딱 두 가지 입력만 받는 아주 단순한 제품이거든요. 출시된 지 8년이 지난 제품이란 것도, 꼭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