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수입 재개 반대다 -_-; 물론 미국소를 먹으면 다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거나, 모든 미국소가 광우병에 걸려있는 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광우병을 둘러썬 공포가 근거가 없는 공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두입장을 모두 떠나서라도, 애시당초 사람의 생명이 걸려있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판단내린, 수입 재개 결정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 국민에 대한 동의와 설득 과정 자체가 생략된, 바로 협상 자체가 문제다. … 따라서 당연히, 그 협상으로 인해 이뤄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자체에 반대한다.
3. 질문을 정리해보자.
- 광우병은 존재하는가? yes
-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은 위험한가? yes
아마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거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고.. 이제 다음의 질문에서 사람들의 입장은 갈린다.
- 미국산 쇠고기, 특히 이번에 수입 재개하기로 결정된 고기들이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이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다.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의 공식 입장은,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 이후 ‘육골사료를 먹이지 않고’, ‘철저하게 관리해온’ 소들이므로 안전하다, 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과 시민단체의 입장은 ‘미국 축산업의 안정성을 확신할 수 없으며’, ‘다른 선진국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주장을 믿을 수가 없다고 한다.
4.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과학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 광우병의 원인은 육골 사료인가?
–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인과관계는 있다고 보임 - 광우병의 원인은 육골사료로 인해 생긴 변형 프레온인가?
– 주류 가설이긴 하나 흔들리고 있음. 아직 확실하다고 말하긴 이름.
사실 사람들을 비과학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 보면 이상한 것이, 과학의 이름으로 얘기할 때, 100% 그럴 것이다-라고 얘기하는 과학자는 거의 없다. 그건 과학의 영역을 벗어난 신념의 문제다. 과학자라면, 또는 과학의 이름을 들먹이려면, “우리가 관찰하고 실험한 영역 안에서는 그렇게 나타났다”라고 말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대에 들어와 발병되는 병들은 단순한 생물학적 원인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지구와 인간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질병의 형상을 띄고 있다고 보는게 더 설득력 있다. 현재 광우병이 처한 상태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상은 벌어졌으나, 원인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한” 상태다.
출처_http://medwon.egloos.com/1670566
5. 결국 이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고, 정치권력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아이러니 하지만, 위 카툰에 나온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점에 있어서 미국 정부와 2MB 정부의 입장은 같다. 그 입장은 아래의 것이다.
당신이 진정한 미국의 애국자라면, 절대로 국가를 버려서는 안된다. 당신은 어떤 방법으로도 경제 살리기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또한 부정적 여론이나 언론의 반대전략에 희생되서도 안된다. 무엇보다, 국가가 당신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던 적이 있던가?
‘당장 햄버거를 먹어라!’
…다시 말해, 국가의 (소수를 위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당신은 국가에 충성하며 반대해서는 안된다. 국가의 정책을 무조건 따르라는 말이다.
소고기 수입 문제가 한미 FTA와 연결된 것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정치권이 축산업자의 이해관계를 받아들여 ‘이 문제 해결 없이는 한미FTA 인준도 없다’라고 했기 때문이며, 이 문제를 2MB가 생각없이 수용한 것도, 한미 FTA 비준이라는 한 건을 올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OIE의 기준에 따르면 안전하니 먹어도 됨-하고 말하면 누가 믿겠는가. 미국도 한국의 고기를 위험하다며 수입하지 않는 판국에, 우리는 왜 ‘위험할지도 모를’ 고기를 수입해야만 하는가. 그래서 행여 한 명이라도 광우병에 걸리게 되면, 그땐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
6.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수 없는 경우, 최대한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맞다.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기 이전에, 국내 축산업계가 사용하는 육골사료도 사용을 금지하고, 강력하게 먹거리 이력 추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맞다. 최소한 일본과 유럽의 관리 기준을 따라가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놓고 개방해도 찝찝한 감정은 남을 것이다. 그런데 대체 왜?
지금 몇 명 안걸린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IMF 가 터져도 아무도 책임을 안졌던 나라에서, 6.25 전쟁 당시 서울을 지킨다고 녹음된 라디오를 틀어놓고 대통령이란 작자는 도망가 버린 나라에서, 멀쩡할 것 같았던 다리가 끊기고(성수대교), 백화점이 무너지고(삼풍백화점 붕괴), 지하철에서 불이나고 (대구 지하철 방화), 지하철 공사장이 터지는(대구 지하철..) 꼴을 우리는 봤다. 그런데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는게, 뭐가 이상한 걸까?
자신들이 정말 옳다면 일단 협상 백지화 시키고, 지금부터라도 국민들 설득하고 동의를 얻는 작업부터 다시 해봐라. 일단 저질러 놓고 따라오셈- 안따라오면 좌파 세력임-하는 짓거리랑 그만 좀 하고.
7. 얼마전 저녁 시간, 식당에 밥먹으러 갔다가 TV 뉴스를 봤다. 첫번째로 GMO, 유전자 변형 옥수수 가루가 들어온다고 하더니, 두번째로 AI 발병으로 영남 일대 조류들의 도살이 시작됐다고 하고, 세번째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난리라고 기사가 줄줄이 나오더라. …. 보다가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면서, “이거 무슨 세기말이야? -_-;;”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이거 대체 세계 경제순위 10위권에 해당하는 나라 맞는거냐. 상황이 이런데, 그냥 니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게 맞는거냐. 니들에겐 우리가 5천만 국민중 1 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자신에겐 내가 세계의 전부다. … 그런 내가 어쩔 수 없이 먹어여할 먹거리를, 니네 맘대로 결정해도 되는 거냐.
…15일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온다고 한다. 그 쇠고기 취급하는 곳마다 당연히 불매한다, 화나면 스티커라도 찍어서 대문에 붙이고 다닐지도 모르겠다. 참, 편하게 살기 어려운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