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보면, 대체 미국 쇠고기 수입해서 우리에게 어떤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 뿐.
강기갑 의원이 폭로한 문건에 대해선, ‘협상 카드로 준비했으나 먹히지 않았다’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한마디로 협상실패란 이야기. 그렇다면 담당 공무원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할 상황이다. 협상실패에 대한 정부의 해명이 있어야 하고.
이 잘못된 협상 결과 하나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가 감당하고 있는 사회적 비용이 대체 얼마인가. 하지 않아도 됐을 토론과 반대 시위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뺏기고 있는가. 필요없었을 고민 때문에 속상한 사람들은 대체 또 얼마인가. 난 지금 정부가, 한국 정부인지, 미국 정부의 대변인인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미국 정부가 하는 말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 그대로 반복하는 앵무새들인 꼴이 아닌가.
… 설마, 우리나라에 쇠고기가 없다거나, 국민들이 쇠고기 못먹어서 환장한 사람들로 보이는 것은 아닐테고. 기껏 값싼 쇠고기 하나 먹자고 벌써 두 사람이 자살했다. 전국이 난리가 났다. 심지어 짜장면 먹으러 갔던 중국집에서도 주인 아저씨가 푸념하고 있더라. 이게 대체 뭐냐고요…
어찌되었건, 쇠고기 수입 반대쪽에서도 이제 다각도의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재협상 요구부터 시작해서 수입 이후의 대책까지, 육골사료의 금지에서 원산지 완전 표시제까지. 미국에 대해 소고기 전수검사를 할 것을 묻는 일까지. 이번만 지나면 묻힐 문제가 아니다. … 그와 동시에, 한나라당도 각오 단단히 해야할 것이다. 이명박이야 5년 지나면 퇴임 대통령이 되고 만다지만-
지금 너희들이 그렇게 비웃는 중고등학생들, 통계청 추산 현재 1000만명 정도로 여겨지는 9세~24세의 아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4~5년 후에는 유권자가 된다. 절반이 투표를 안한다고 쳐도 2~3백만명이나 되는 유권자가 한나라당을 증오하게 될 것이다. 눈 앞밖에 보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나가도 할 수 없지만, 제 정신을 가진 정당이라면, 몇 년 안에 파산될 꼴이 뻔히 보이는 것을 두고보고만 있진 못할 것이다.
…철없는 중고등학생이라고? 착각하지마라. 그들이 바로 미래 유권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