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용 매직 키보드 물량이 좀 들어왔나 봅니다. 애플 리셀러 샵들에도 이제 좀 깔렸네요. 깔린 김에 만져보고 왔습니다. 만져본 느낌은… ① 역시 무겁다 ② 11인치와 12.9인치용 키감이 왜 다르지? 입니다.
무게는 말할 것도 없죠. 디스플레이 된 아이패드와 매직 키보드를, 한 손으로 들기엔 조금 버거웠습니다. 못들건 없지만, 이걸 붙이고 들고다니라면 안쓸거에요. 큰화면을 가볍게 들고 다니며 쓰려는게 태블릿 PC인데…
키감은 어차피 매직 키보드인데… 제가 타이핑 테스트할 때에, 이상하게 11인치쪽이 키깊이가 살짝 더 깊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매직 키보드인데 왜 차이가 날까요? 전시 제품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뭐 12.9인치용이랑 11인치용 같이 쓰실 분도 없고, 둘 다 괜찮은 키감이나 상관없는 문제입니다만.
트랙패드는 합격. 빠르고 경쾌하게 잘 움직입니다. 마우스 같아요. 단점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번에 아이패드 프로 매직키보드에서 자랑하는(?) 여러가지 기능이, 윈도에선 이미 되던 기능이라는 거. 오래 전부터. 커서 아이콘이 필요에 따라 바뀌는 게 뭐 대단한 신기능이라고(…).
의외로 실망한 건, 플로팅 기능. 제가 쓰는 태블릿 스탠드 정도 뜨는 줄 알았는데, 띄우는 높이가 스마트폰용 거치대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 시중에 흔히 팔고 있는 만원대 거치대 위에 올려놔도 저 정도 높이로는 띄워준다는 말입니다.
띄우는 거 자체는 좋아요. 화면이 눈에 가까이 오면 더 커보이고, 더 시원하니까요.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를 보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 정도 높이면… 음…
역시 제 추천은 일반 스탠드에 블루투스 키보드-가 되겠네요. 실제로 실사용시, 제 입장에선, 대부분의 경우 키보드를 쓰지 않습니다. 원고를 쓰거나 자료를 찾을 때 빼고요. 그때 땠다 붙였다 할 수도 있고, 아래 사진처럼 스마트폰용 스탠드여도 충분히 제 몫을 합니다.
좀 멋진 제품이 필요하다- 하시면, 애플 매직 키보드용 커버 핀타이(Fintie)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특히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매직 키보드를 함께 쓸 때, 빛을 발합니다.
사실 이번에 크게 실망했던 이유는, 제가 원하던 제품은, 그냥 스마트 키보드에서 키가 매직 키보드로 바뀐, 그 정도 제품이었던 탓입니다. 트랙패드니 플로팅 기능이니 이런 거 별로 원하지 않았거든요.
앞서 말했지만 태블릿 PC는 큰 화면을 가볍게 들고다니며 쓰기 위한 기기입니다. 거기에 적잖은 무게를 더해버리면, 의미가 없습니다. 많이 비싼데다, 아이패드 프로 애플케어 기간이 끝나면, 아마 수리도 못 받을 겁니다(아이패드 프로로 애플케어 가입시 펜슬, 키보드 함께 가입 가능).
여러모로, 애플이 못난 액세서리를 냈습니다. 요즘 액세서리 장사 진짜 심하게 하고 있는 거 알고, 맥에 비하면 아이패드 프로 매직 키보드는 귀여운 수준이지만… 뭐,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를 더 만들어줬다, 그 정도 의미는 있을 듯 하네요. 딱, 그 정도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