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깐 책 보러 잠실 교보문고에 갔다가, 로지텍 키즈 투 고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만져보고 왔습니다. 일단 결론은, 가볍고 좋은데 키 감은 좀 묘하네요. 일단 키즈 투 고1에 실망하셨던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키감이긴 합니다.
일단 이 제품의 강점은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미니 사이즈, 모바일, 휴대용 키보드라는 점입니다. 222g이라고 하죠? 가지고 있던 아이폰 12 프로 맥스와 손에 들고 비교해 보니, 더 가벼운 느낌을 줄 정도로 가볍습니다. 거기에 저 키보드 커버가 꽤 매력적입니다. 자석이 들어 있어서, 붙이면 착-하고 붙습니다. 접으면 얇은 거치대 역할을 해주고요.
키보드 배열도 괜찮습니다. 특히 범용으로 나온 제품은, 상단 펑션키까지 들어가 있으니까요. 이건 사두면 나중에 두고두고 돌려(?) 쓸 수 있는 제품. 나사로 고정된 코인 배터리도 나쁘진 않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 이게 더 좋아요. 모바일 키보드는 오래 쓰면 배터리 교체가 힘들어서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안그래도 된다는 말이니까요. (실제로 MS 모바일 키보드를 그래서 버려야 했습니다. 겨우 5년 썼는데!)
문제는 역시, 미묘한 키감. 실제 타이핑 할 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른쪽 쉬프트도 크고, 키캡도 넓직합니다. 오타는 잘 안나겠더라고요. 다만, 지금 쓰는 로지텍 MX 미니 키보드 같은 키감을 기대했던 탓인지, 그것보단 꽤나 얇은 키감을 느꼈네요. 어디서 많이 느껴본 키감인데-하고 생각했더니, 애플의 악명 높은 나비식 키보드랑 꽤 비슷한, 얇은 키감(...). 뭐, 나비식 키보드 1세대 보단 훨씬 나았지만요(그건 정말...).
아무튼 키즈 투 고1 보단 키감이 낫고 대신 무게를 조금 더 얻은, 오래 쓸 수 있는 키보드가 되겠습니다. 이것도 소모품이라고 고장 나면 알아서 고쳐야 하겠지만요. 그리고 전 살까말까 하다가 말았으니, 제가 아래 보이는 키보드를 이미 가지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알리에서 22000원주고 산, teclado 스타쉽1 키보드입니다. 키감이야 저렴한 무선 키보드와 다르지 않고, 좀 짤그락 거리는 소리도 납니다(키즈 투 고2는 스페이스바 칠 때만 나는 짤그락 소리). 하지만 무게 230g에, 배터리 충전율도 표시해 줘서, 나름 비상용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 키즈 투 고 키보드 컨셉이, 메인으로 쓰기 보다는, 들고 다니면서 가끔 쓰는 용도잖아요? 학생이라면 강의 받아 적거나, 직장인라면 간단한 내용 급하게 타이핑해서 보내거나 뭐 그럴때요. 그런 용도라면, 이 정도 키보드로도 충분하단 말이죠... 키감만 따지면 좀 무겁지만 저렴한 K380 키보드가 훨씬 더 낫고요.
대신 로지텍 키즈 투 고2는 들고 다니는 맛이 있긴 합니다. 가볍고, 키보드 커버도 착- 붙으니까요. 이런 맛, 저렴해 보이지 않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실용성을 원하시면 알리 키보드가 낫고, 키감 포기 못하시면 K380이 낫고요(대신 K380은 그냥 가방에 넣고 다니면 (의외로) 자꾸 키캡이 떨어진다는 단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