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 하드 디스크를 살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가 점점 넘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 조금 애매하더군요. 몇 년 전 SSD가 싸게 팔리던 때를 기억하기 때문에, 요즘 파는 가격은 HDD나 SSD나 다 비싸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저장 장치를 살 생각은 없었습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워낙 사기 당했다는 글도 많았고요. 그러다 지인인 꿀단지PD님이 알리 익스프레스 세일이라고 물건 소개하는 영상을 보게 됩니다.
그 중에 코닥 SSD가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따로 물어봤죠. 이거 정말 괜찮아요? 하고. 자기가 쓰고 있는데, 괜찮답니다. 그래서 속는 셈 치고(?) 2TB 하나 주문하러 들어갔습니다. 그새 다 팔렸네요. 어쩔 수 없이 1TB를 주문합니다.
그렇게 제 손에 들어온, 코닥 X200 1TB SSD 입니다. 가격은 39달러(약 5만8천원). 코닥은 그냥 브랜드만 라이센스한 거고, 유통사는 Dexxon Group, 제조는 ODM으로 보입니다. 주문에서 배송까지는 일주일 정도 밖에 안 걸려서 놀랐네요.
... 어쩌면 Dexxon 그룹으로 유통될 물량이 그냥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팔리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덱손은 유럽쪽 유통사거든요. 필립스 브랜드 저장 장치를 주로 유통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도착한 코닥 외장형 SSD, X200 입니다. 디자인은 말끔하게, 진짜 코닥처럼 뽑혔습니다. 블랙과 옐로우로 코닥 이미지를 반영했고, 매우 가볍습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SSD가 삼성 T5, T7 실드-여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진짜 가벼워서 무게를 재봤습니다. 35g 나오네요...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로 확인한 하드웨어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형적인 SATA3(SATA600) 방식 저가형 SSD입니다. 어떤 컨트롤러를 사용한 건지는 모르겠고요(온도는 살짝 높은 편).
USB 3.0 (Gen1)을 지원하는 제품이라, 400MB/s 정도 나오면 정상적인 건데요. 속도는 풀로 잘 뽑아줍니다. 사실 제 PC에선 이게 최고 속도라... (USB 3.0 포트 밖에 없어요) 전에 왜 굳이 삼성 T7 구입한 건지 모르겠다는(T7은 nvme라 최고 속도 내려면 usb 3.1 Gen2 이상 필요).
상자 안 내용물은 단순합니다. 제품, USB 3.0 케이블, 합격승, 사용 설명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다 보니, 내용물을 마지막에 소개하게 됐네요. 아무튼 가볍고 제 PC에 잘 붙고 아직은 안정적이고 그래서, 생각보다 잘 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걱정되는 건 내구성인데... 원래 여행할 때 막 들고 다닐 용도로 산 거라(장기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막 쓰다 고장 나도 울지 않을 가격대 제품을 원했습니다.), 내구성은 몇 달 더 써본 다음에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비슷한 가격에 2TB 나오면 하나 더 쟁여 둘 생각입니다. 이런 사양으로 1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참 좋겠는데요. 욕심일까요. 아 그리고 중요 자료 보관용으론 사지 마세요. 저가 보급형 SSD입니다. 전에 쓰던 USB 메모리랑 비슷한 용도로 쓰겠다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사실, 이 정도면 가격도 예전 USB 메모리랑 비슷하니까요(깨닫고 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