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16 10:17:34
요 몇주간 컴퓨터안에 담겨있는, 그리고 CD로 구워놓은 자료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몇일을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자료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결국 몇주라는 시간이 걸렸다. (물론, 중간에 노느라 못한 적도 많다-)
이제 오늘, 늦어도 내일 정도면 작업이 모두 끝날것 같다. 뭔가 시원섭섭하기도 하도- 이제 다시 어지를 일만 -_- 남지 않았냐는 친구의 핀잔도 들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뿌듯.
...하지만 나, 정말, 쓸데없이 많이 품에 품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만은 지우기가 어렵다.
예전 자료들(특히 확장자가 *.cap, *.txt *.hwp로 끝나는)을 읽고 살피다 보면, 91년 92년에 만들어진 파일까지 남아있다...-_-;; (주로 통신에서 받은 게임 매뉴얼들.). 이제는 아무 쓸모가 없어진 문서들도 잔뜩. 대체 왜 저장하고 백업까지 해놨는지 의심스러운 글들도 잔뜩.
황당스러운 것은 *.gul 확장자와 *.gal 확장자로 끝나는 파일들. *.gul 은 훈민정음 -_- 이란 워드프로세서로 작성되었음이 분명한데, 어디서 프로그램을 찾아다가 깔거나 viewr를 설치하면 읽을수 있겠지만... 어째 -_-; 그렇게 수고를 하면서까지 읽고 싶지는 않고, *.gal은 통신 프로그램 이야기의 이야기 워드로 읽어야 하는데.. 이 이야기 워드가 현재 쓰는 윈xp 사양에서는 워낙에 뻑이 잘난다(윈 98시절에는 너무 안정적이라서 기본 편집기로까지 지정해서 사용했건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터스 오거나이저 -_- *.or3 파일. 지금도 최고!의 일정관리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와서 이 넘을 다시 이용하지도 않을거고(1999년 이후로 밀레니엄 버그가 발생해서 쓸 수가 없었다. 나중에 패치되었다고 하지만-). 뭐, 간단한 일기와 일정정도만 적혀있겠지만.. 이거 어디가서 구할라나...-_-^ 이것땜시 한컴오피스97을 깔수도 없고. (하얀종이의 백업 파일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지웠다-)
그래도 추억은 추억. 우연하게 캡춰된 나우누리 쪽지들과 화면들을 보면 정겹기도 하고, 나우누리 마이박스 정리하면서 모아뒀던 보낸 편지 받은 편지들을 읽다가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스쳐지나가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CD에 백업했으니까-라는 말과 함께 delete가 되버리긴 했지만.
...
결론은, 앞으로든 제발 데이타 관리 잘하자-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