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의 댓글은 왜 진지할까?

Libertas님께서 「뉴욕타임즈의 댓글문화」라는 글을 통해, 뉴욕타임즈 웹사이트에 달린 댓글과 한국 조선일보 사이트에 달린 댓글을 비교해 주셨습니다. 한마디로 뉴욕타임즈의 댓글은 품격(?)이 있는데, 조선일보에 달린 댓글은 막장-_-;; 인게지요. 분명한 사실이지만,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두 신문사의 댓글을 평면적으로 비교하신 것 같아서, 짤막하게 생각을 덧붙여 봅니다.

뉴욕타임즈과 유통되는 구조, 조선일보가 유통되는 구조

일단 신문사들이 뉴미디어에 의해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미국과 한국 모두 같기에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신문이 유통되는 방법, 또는 인터넷에 대응했던 방식이 많이 다릅니다.

뉴욕타임즈는 2007년 9월까지 유료 서비스를 고집하다가 무료로 전환됐습니다. 수익은 주로 광고에서 나오며, 일부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무료 웹사이트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유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인터넷 사업의 매출은 대부분 포털에 대한 콘텐츠 제공으로 나온다고 전해집니다.

다시 말해 뉴욕타임즈의 독자들은 뉴욕 타임즈를 읽기 위해 사이트에 직접 접근하는, 충성도가 높은 독자들인 반면, 조선일보의 독자들은 포털을 통해 조선일보의 콘텐츠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포털 기사에 걸린 링크를 통해 조선일보 사이트에 접근하게 됩니다. 미디어-독자의 관계성에 대해선 좀 더 길게 얘기해야할 부분이지만, 찾아가는 독자와 넘어가는 독자의 차이는 짐작 되시리라 믿습니다.

대상 독자가 다르다

뉴욕타임즈는 2007년 기준 발행부수 110만부, 평균 연령층은 오프라인 42세, 온라인 37세의 독자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160만부… 잘 확인이 되지 않지만, 열독률을 기준으로 따지면 오프라인 40세이상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넘어가는 독자들이 많으니 온라인 유저는 그닥 의미가 없지만 확인해 보면…

이렇게 되버립니다. 이상하게 -_-; 10대이하의 연령층이 높은 것을 아실겁니다. 저 접속자의 40%가 스포츠 조선, 그 가운데 연예기사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어서 그렇습니다.

정리하자면, 뉴욕타임즈는 미국내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을 상대로한 고급(?) 정론지에 가깝고, 그들이 주로 웹사이트를 찾아서 이용하는 반면, 조선일보는 뿌려지는-_- 신문의 성격에 가까운 데다, 웹사이트 이용자는 정론보다는 오락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더 많습니다.

이러니 덧글도 수준이 다를 수 밖에요….

댓글을 다는 방식이 다르다

조선일보는 기사 말미에 일괄적으로 덧글을 달 수 있는 칸이 있는 반면, 뉴욕타임즈는 덧글이 달리지 않는 기사가 더 많습니다. 덧글을 달 수 있는 기사가 한정되어 있고(기사 제목 볼때, 밑에 post comment 라는 표시가 따로 뜹니다.), 기사를 볼때 바로 코멘트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소통은, 뉴욕타임즈에 딸린 블로그-에서 훨씬 더 많이 일어나는 편입니다.

결국 기사를 보는 태도, 이용자들의 진지함, 그리고 댓글을 다는 시스템이 맞물려 서로 다른 댓글 문화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Libertas님이 얘기하신 “막말과 욕설로 도배를 할수록 더 많은 찬성표를 얻고 인종차별, 지역차별 등의 편견을 거리낌없이 표출하고도 오히려박수를 받고 지지와 공감을 얻는 우리나라 어떤 대표(?) 신문의 댓글란의 모습이자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은, 따지자면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기 보다는 그 신문, 또는 그 신문이 유통되는 시스템의 자화상이라고 봐야 맞을 겁니다.

문제는 뉴욕타임즈…의 진지한 모습을 따라가는 신문사 사이트를 보기 어렵다는 사실이겠죠. -_-; 사실 110만부만 판매하고도그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며, 1400여명에 이르는 기자들과 다양한 제휴사이트에서 써내는 기사들을 엮어내는 신문을… 과연한국에서 볼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문제에 대해 한국 신문들이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있다…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 관심있으실 분들을 위해, 뉴욕타임즈의 코멘트 정책을 설명한 페이지를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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