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블로그, 아니 정확히는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제목은 무려 ‘블로고스피어의 공론장 가능성에 대한 연구’. 작년에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두고 벌어졌던, 블로고스피어의 논쟁을 중심으로, 블로고스피어가 공론장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 고민중입니다.

…물론, 좋은 글이 나오진 않을 것 같습니다…;ㅁ;

이럴땐 정말, 미리 공부해두지 않은 것, 영어를 자유자재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한이 맺힐 지경입니다. 게다가 돈이 없는 것도요…(돈이 없어서 양적 방법론을 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믿으실라나요.). 일단 형식은,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을 중심에 놓고, 블로고스피어가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적 속성을 밝히면서, 비판적 담론 분석(CDA)과 담론 전개 과정 추적을 통해 ‘실제로 블로고스피어가 작동했던 방법’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블로고스피어의 공론장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본다..는 것이 목적입니다-만.

논문 마감을 이틀 앞둔 지금까지,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아무래도 선행연구가 없었던 것이 제일 크겠네요. 지금까지 블로고스피어를 공론장으로 본 연구는 (제가 찾을 수 있었던 것들 가운데)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서 단 한편. 그것도 논문이 아닌 에세이-입니다. 공동체 블로그나 슬래쉬닷-같은 커뮤니티는 공론장의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그것을 ‘블로고스피어의 공론장 가능성’과 연결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고…

재미있는 사실은, ‘언론’으로서 블로고스피어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에서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언론 기능을 하는 블로그’가있는 것과 ‘블로그 자체가 1인 미디어(언론)다’라는 명제는 서로 다른 거지요….-_-; 상위 20% 안에 드는 파워블로거(A-리스트 블로거, 알파 블로거 등등)는 워낙 조회수가 높으니 가능하겠지만, 대부분(80% 정도?)의 경우 개인 저널(기록장)이나 친교의 목적으로 블로그를 이용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_-;

제 입장에선, 블로그 자체가 ‘사회적 미디어’로서 인터넷이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지속될 현상’인데, 이게 앞으로 어떻게 자리 잡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운좋으면 텔레비젼에 버금가는 사회 현상이 되고, 운나쁘면 파워블로거-는 기존 미디어나 기업에게 먹히고, 나머지 블로거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대다수 네이버 블로그)의 이용자 정도 신세로 머무르게될 위험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비판자(언론)의 비판자(블로그)’를 언론 스스로가 체제에 포섭하고, 형식적 비판자로 기능하게 만들 우려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파워 블로거는, 일부 비판적 블로거들은 ‘시민단체’적 성격의 블로거로 남고(특히 기존 미디어의 보도를 비평하는 정도에 머물렀던 사회/정치 블로거), 나머지 블로거들은 ‘콘텐츠 생산자(미디어의 보도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내용을 생산해 낼 수 있었던 생활/문화 블로거, 현장 취재 블로거)’의 성격으로 변하게 되겠지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잡지-같은 블로그로.

…반면, 개인 블로그가 기업/정부를 뒤흔들게 될 힘을 가질 수 있을때, 그리고 그것을 행사하거나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가지게 될때 … 그건, 어쩌면, 상상도 못할 변화를 이끌게 될 지도 모릅니다. ‘참여 혁명’등과 같은. … 이래저래, 글은 쓰지도 않으면서 고민만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 ..그러니까 결론은, 당분간 블로그에 제대로 글 올리지 못한다는 이야깁니다..;ㅁ;; 목요일 오전이 어여 지나가길 기다려 주새요.
* 논문 글은 완성되면, 차근차근 올리겠습니다. 어쩌면 재미없고, 내용도 없는 이야기겠지만… 많은 비판과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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