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지영준 법무관 파면은 취소하지만 나머지 다섯 법무관들의 징계는 정당하다는 것. 따라서 박지웅님은 계속 파면.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파면 취소가 될 것으로 당연히 여기고 있었던 탓이기도 하지만, 최강국 변호사의 말대로 “지금껏 군법무관이나 군무원들이 군 행정에 대한 위법, 위헌심판 청구는 숱하게 있었지만 그 어떤 소송에도 복종의무 위반을 들어 징계가 결정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출처)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군법무관도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지휘권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 원고들은 군 내부에서 집단의 힘에 기대어 헌법소원을 제기해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하고 정치적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헌법소원 제기 과정이 적절치 못했다 … 법무관을 포함한 모든 군인은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다”
당시 이 헌법 소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헌법 소원으로까지 이어졌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군 내부에서 지정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상관과 논의가 있었는지 없었는 지도. 하지만 이제까지 군법무관들도 헌법소원을 자주 제기해 왔었고, 이 헌법 소원에 다수의 법무관들이 참여한 것으로 봐서 헌법 소원을 내지 못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파면 처분은 위 판결 논지를 모두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가혹합니다. 지영준 법무관도 파면 처분은 취소되지만, 법원 판결이 징계 자체는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라, 해임등 파면보다 낮은 형태의 징계를 받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방부가 재작년 7월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포함한 교양도서 23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것이, 얼마나 황당한 것이었는 지는 중언부언하지 않겠습니다. 불온서적으로 지정된 책들이 사건이 알려지자 바로 ‘베스트 셀러’가 된 것만 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군인이라도 분명한 우리나라 국민이며, 그들에겐 당연히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대한민국사>, <지상에 숟가락 하나>등이 군대에 있다고 절대 읽어서는 안될 서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걸 항의하는 것이 어떤 항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국민들이 당연히 지키고 보호받아야할 권리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