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RSS 로 흘러 들어온 리뷰 기사였습니다. 저가 블루투스 헤드셋인데 음질이 좋다고 해서, 일마존에서 살까 아마존에서 살까 고르다 네이버에서도 검색해 봤습니다. 엥? 한국이 더 싼 겁니다. 해외가가 79달러인데, 한국에선 마침 세일 들어가서 79,000원. 그래서 충동 구매했습니다. 오디오 테크니카의 보급형 블루투스 헤드폰, ATH M20xBT 입니다.
패키지는 아주 깔끔합니다. 분리 수거해서 버리기 아주 좋아서,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내용물은 헤드폰, 끝. 실은 저 밑에 이어폰 케이블과 충전 케이블, 기타 설명서가 있었는데- 잘 안보여서 몰랐다는.
버튼도 셋 밖에 없고, 기능도 단순합니다. 일단 키면 바로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가 되기 때문에, PC에서 바로 찾아서 연결해 줬습니다. 재밌게도 멀티 페어링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 스마트폰과 PC 양쪽에 동시에 연결해 둘 수 있습니다. 물론 음악은 한쪽에서만 들을 수 있고요.
무게도 가볍습니다. 제가 쟀을 때는 209g인데, 216g 이라고 스펙에는 표시되어 있네요. 다만 착용감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약간 귀가 눌리는 느낌? 컵이 더 크면 좋았겠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습니다. 아 그리고 귀에 열이 모이는 타입이라, 오래 쓰면 귀 쪽이 좀 덥습니다.
음질은 어떨까요? 제 감상으론, 이 가격 대에선 더 바랄 것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베이스가 부스트 되지 않은 깨끗한 소리. 맑고 청명한 거랑은 좀 다른데요. 악기별로 소리가 뚜렷하게 나뉘면서도, 그게 밸런스 좋게 잘 뭉쳐서 들립니다. 처음엔 약간 감동했다는… 모니터링 헤드폰에 가깝다는 데, 아무튼 꽤 괜찮아요.
이거보다 좋은 소리 원하시면, 오디오테크니카 M50 급으로 올라가셔야 할 듯 합니다. 150~200달러 이상 제품들로 가셔야죠. 전 입문기에서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하고 눌러 앉을 예정입니다.
배터리도 오래 간다고 하니, 좋죠. 스펙상으론 60시간인데, 아직 그 시간을 다 써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4시간(10분 충전해서 3시간 정도 쓰는 기능은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도 아주 잘 되는 편입니다. 30평대 아파트 안방에서 현관까지 왔다갔다 해도 전혀 끊김이 없네요.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리를 들려줄게요-에 충실한 제품이라, 다른 기능이 없네요. 코덱 지원도 AAC와 SBC만 됩니다. 노이즈 캔슬링이요? 훗, 당연히 없죠. 헤드폰이 접히거나 그러지도 않습니다. 마이크가 달려 있긴 한데, 좋다고는 말 못할 수준입니다.
결론적으로 배터리 오래가고, 블루투스 연결 튼튼하고, 가격 대비 상당히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대신 다른 부가 기능은 전혀 없고, 휴대하기 좋으라고 접히거나 그러지도 않습니다. 오래 쓰면 귀도 좀 아프고요. 다시 말해 기본기에만 집중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이 어울리는 곳은 … 집에서 일하면서 음악 듣을 때겠죠?
… 폐쇄형 오버 이어 스타일 헤드폰이라, 수동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건 장점이자 단점이겠네요. 어느 정도 주변 소음을 묻어버리긴 하는데, 가끔 가족들이 말 걸 때 전혀 눈치 챌 수 없어서 혼 나는 건 덤(…).
아무튼, 집에서 일하면서 좋은 소리로 음악 듣고 싶다, 저렴한 헤드폰을 원하지만 음질은 포기할 수 없다- 뭐 그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저도 딱 그런 용도로 쓸 예정이고요. 그나저나 사은품으로 이어폰을 하나 선물 받았는데요. 색상이 분홍색이네요. 남자는 분홍!인거 또 어떻게 아시고.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