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아침, 우연히 광화문을 지나가다가 이 사람을 보았다. 누군가-해서, 잠시 들여다 봤는데, 통통하게 생긴 남자아이의 사진이 붙어 있다. … 맞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아이다. 얼마전에 370만원의 무선 인터넷 요금을 내지 못해 자살한 그 아이. 그리고 그는 그 아이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선물로 핸드폰을 사줬고, 혹시라도 많이 쓸까봐 정액제 요금도 가입해 줬다. 아이는 무선 인터넷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인터넷 정도로 생각하고 무선 인터넷으로 뮤직 비디오를 봤다. 370만원의 요금이 나왔고, 아버지가 분납하겠다고 했으나 통신사(KTF)는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독촉했다. 그리고 아이는 자살했다.
…그 아버지는 지금, 통신사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이던 트럭도 팔아버리고 상경했다. 아마 나라도 눈이 뒤집혔을 거다. 아니… 어떤 아버지라도 눈이 뒤집혔을거다. 그래도 KTF는 묵묵부답이다. 이게 KTF적인 생각인가. 이런게 KTF적인 방법인가.
지금까지 살다가, 전화요금 많이 나왔다고 자살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자고로 통신은 공공재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많은 요금에 대해선, 어느 정도 상한선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 최소한 상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을 부과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SKT의 무선 인터넷을 그냥 이용할 경우, 요금이 천만원까지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 아이가 봤던 뮤직비디오 한편에 든 인터넷 요금이 4만원가량이었다. 무선 인터넷 요금이 조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1~2년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까지 과도한 요금이 나왔을때 전화로 알려주며, 전화통화가 안되면 서비스를 중지시키는 곳은 LGT가 유일하다.
이런 댓가로 SKT는 2005년, 무선인터넷 매출액이 전년대비 34.9% 증가한 2조4천59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KTF가 지난해 총 매출 6조518억원을 달성하는데 무선인터넷 요금의 확대가 큰 몫을 했음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 작년 이동통신 3사의 매출 호조는 ‘무선 인터넷’ 활성화로 인한 가입자 1인당 사용요금 확대 때문이었다. 그래놓고도 그들은, 자신들은 돈만 벌면되며 책임은 없다고 한다. 예전 ‘발신번호표시 요금 무료화’로 시민들이랑 부딪혔을 때랑 똑같다.
… 이 나라 통신사들은, 사람들이 매달 갖다바치는 돈맛에 중독되어, 단단히 미쳐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