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관심을 기울이다, 이번에 일주일간 사용할 기회가 생겨서 써보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아이리버 E100, 생각보다 꽤 쓸만한 Mp4 플레이어입니다. 실은 기껏 구입한 피플이 냅두고 -_- 이번 주에는 내내 E100 만 들고다니고 있었네요. 어찌되었건, 변함없이 길거리 체험을 근거로 한 실전 리뷰-입니다. 아이리버 E100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리버 E100의 자세한 스펙은 여기(클릭)를 확인해 주세요. 참고로 값은 2G가 88000원, 4G가10만 8천원, 8G가 14만 8천원입니다. 256M 16만원 주고 샀던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정말 감개무량한 가격…-_-;;
아이리버 E100만 들고다녔던 이유
그렇다면, 왜 저는 비싼 피탱이를 놔두고 아이리버 E100만 줄기차게 들고다녔을까요? 바로, 여름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엔 잠바 같은 외피(?)를 걸치지 않기에, 가급적 가장 간편한 복장을 추구하는데.. 피텡이를 비롯한 PMP들은 주머니에 쏙- 안들어갔거든요. ;ㅁ;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서울시 교통체계는 택시등과는 달라서 한번에 -_-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지 않습니다. 지하철을 갈아타던, 지하철-버스로 갈아타던, 한두번씩은 꼭 갈아타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가만히 서 있을때는 영화를 보다가, 갈아탈때는 잠시 꺼두거나 음악으로 전환하는데, 양손 조작을 필요로 하는 PMP등은 좀 불편합니다.
사실 음악만 듣고 가기엔 좀 먼 길인데다 심심하고, PMP 들고다니기엔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휴대성이 좋은 MP4 플레이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봤을때, 이동에 20-30분 이상 시간이 걸릴 때에, 아이리버 E100은 딱 좋은 친구가 되줍니다. 음악도 듣고, 드라마도 보고, Text 파일도 읽고, 라디오도 듣고, 급하면 녹음도 하고-말이죠.
펌웨어 업그레이드 이후 꽤 쓸만해 지다
이렇게 동반자가 될 수 있었던 것에는, 펌웨어 업그레이드의 힘이 컸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E100이 이런 기능을 갖췄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처음 나왔을 때는 많이 실망했었거든요. E100 출시 이전에는 ‘살꺼야!’ 하던 제가, 출시 이후 ‘..당분간 안사’로 전향하게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뭔가 완성되다만 펌웨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출시되고 몇달이 지난 지금, 꽤 많이 🙂 업그레이드가 됐네요. 예전에 처음 만져봤을 때에 비해, 지금 나아진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부팅 시간 단축 : 예전에는 ‘언제 부팅되는 거야?’ 할 정도의 시간이었는데, 이젠 ‘부팅되나? 부팅되나? 부팅되나? 됐다!’ 정도의 시간이랄까요. 체감적으로는 꽤 빨라졌습니다.
- 간이 리쥼 기능의 지원 : 음악을 듣다가 그 상태로 E100의 전원을 끌 때가 종종 있습니다. 차에서 내리거나, 사무실에 들어갈때는 꺼야지요..-_-;; 그럴때 다시 전원을 넣고, 음악-> 현재 재생중인 파일을 선택하면 끌 때 듣던 음악이 그대로 나옵니다.
…더 없냐구요? 예, 더 없습니다..-_-;; 쥬크온-같은 유료 서비스도 지원하게 됐는데, 제가 이용하는 곡당 구매(!)는 막상 지원 안하고, 임대형 음원만 지원하더군요…ㅜ_ㅜ 하지만 저 정도의 업그레이드는, 많지는 않지만 그동안 E100 사용에 가장 불편을 안겨줬던 요소들을 어느 정도 해결한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드웨어 스펙상 ‘동영상’은 전혀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더군요. ㅜ_ㅜ
바형 디자인, 다양한 기능, 폴더형 관리 방식이 주는 매력
개인적으론, E100은 그동안 아이리버가 보여줬던 제품들 중에, 조금 이질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아이리버가 고수하고 있던 몇가지 정책들을 스스로 포기했다고나 할까요. 그 덕분에 전체적인 완성도(?)는 좀 떨어지고, 사용 편의성은 좀더 좋아졌습니다.
바-형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가장 호감을 가지고 있는 MP3 플레이어 디자인 형태입니다. 한 손으로 조작하기 편하거든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보통 서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황에서 양손을 다 써야 조작가능한 플레이어들은 많이 불편합니다. 그리고 바-형 디자인은 쥐고 다니기가 무척 편합니다.
동영상, 라디오, 녹음, 사진보기, 음악재생, 텍스트 파일 읽기로 한정된 E100의 기능은, 말 그대로 가장 많이 쓰는 기능만 골라담았다는 느낌입니다. 블로거 기자들이 이용하기에도 편하겠네요. 출퇴근(등하교)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를 보고, 일 할때는 인터뷰를 하거나 강의 녹음을 하고, 보고 싶은 사람 사진등을 담아서 쉬는 시간에 보며 마음 달래고, 간단한 자료들을 담아 USB 대용으로 쓰고, 집에 갈때는 라디오를 듣습니다- 뭐 이런 사이클이랄까요.
거기에 기존에 아이리버 플러스-를 이용했던 음악 전송 방식이, 폴더형으로 80% 이상 바뀐 것 같습니다. 보고 싶은 사진은 사진 폴더에 쓱- 파일 복사 하면 되고, Mp3 파일은 음악 폴더에 쓱- 넣으면 됩니다. 자동으로 E100내 DB 까지 업데이트 시켜줘요. 동영상은 아이리버 플러스로 전환을 해야하지만, 텍스트 파일도 그냥 쓱- 밀어넣으면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 보기, 텍스트 읽기, 녹음 기능은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
하드웨어 스펙의 한계(QVGA) 때문에, 동영상은 그리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영화 -_- 감상에는 애로가 많을듯 합니다. 대신 드라마- 특히 30분짜리 일본 드라마를 볼때는 꽤 괜찮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4:3 비율의 TV 프로그램에 가장 적격이란 말이겠네요.
이어폰이 끝까지 안끼워지는 점-은 다른 분들이 많이 지적해주셨으니 그냥 넘어가지만, 처음보고 솔직히 황당하긴 했습니다. -_-; 이어폰이랑 본체 사이에 끼우는 고무링-이라도 하나 줬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더군요. 디자인은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그래서 저는 무조건, 특히 남자분들께는, 무조건 검은색 -_-을 추천합니다.
..다른 색은, 조금 장난감 같은 느낌이 나서.
아이리버 플러스는 동영상 외에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속이 편합니다. 고질적인 문제인데, 아직까지 -_- 아이리버 플러스로 전송하면 Mp3 파일 태그가 다 깨져버립니다. 그런데 그냥 폴더에 파일 복사-로 집어넣으면 멀쩡하게 보인다는…-_-;
▲ 아이리버 플러스로 집어넣으면 이 모양인데..
▲ 그냥 파일 복사하면 잘 보입니다. -_-;;
그리고 피벗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왜 지원안해주는 건지는 잘 모르지만.. 이것때문에 동영상보다가 (가로로 자동으로 누움) 파일 모드로 나오면 (다시 세로로 전환됨) 좀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_-;
그 밖에 UI에 관련된 문제들이 좀 있긴 하네요. 음악 재생시 가사 파일을 잘 못보여 준다던가, 화면엔 오른쪽-으로 표시가 되어있는데 아래로 클릭-_-을 해야하는 불합리함이라던가(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 예정), 동영상 재생시 다음 파일로 넘기기가 까다롭다던가, 음악 파일 재생시 전체 음악 갯수가 표시되지 않는다던가..하는. …사진 볼 때 크게 보기 역시 지원 안 해 주는군요..-_-;
아이리버 E100을 좀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팁
전체적으로 E100은,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간단하게 동영상도 보고 싶은 사람, 녹음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입니다. 그 밖에 E100을 이용하면서 알게된 이용팁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UCC 다운은 UCC 다바다를 이용하세요. : 320×240 사이즈로 인코딩해서 다운 받으면, 나중에 아이리버 플러스로 전송할때도 인코딩 시간이 굉장히 짧아집니다. 그리고 다양한 UCC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음악 파일은 쥬크온-등을 이용하면 편합니다. : 태그 정리가 잘되어 있어서, 앨범 아트까지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월 5000원에 무제한 임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세로로 긴 사진은 눕혀서 집어넣으세요 : 사진 보기 모드에서, 자동으로 가로 피봇 적용되기 때문에 세로로 긴 사진은 굉장히 짧게 보입니다. 가로로 눕혀서 집어넣으면 훨씬 편하게 볼 수가 있습니다.
- TXT 파일을 DB로 이용하세요 : 이건 E100의 팁은 아니고, 예전에 아이팟 비됴 이용할때도 썼던 방법인데, TXT 파일을 간이 DB로 이용하면 편합니다. 예를 들어 ‘쇼핑할 물건 목록’이나 ‘구입하고싶은 책 목록’등을 텍스트 파일로 넣어서 E100에 집어넣고, 쇼핑할때 꺼내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 클릭을 할 때는 꾹- 누르는 느낌으로. : 원래 꾹- 안눌러도 되는데, 아시다시피 E100의 UI가 반응이 늦습니다. 그럴땐 톡-톡-하는 느낌보다는, 꾸욱-꾸욱-하는 느낌으로 클릭하시면, 좀더 잘 적응하실 수 있다눈…
아이리버 E100은 분명 고급 제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이거 안돌려주고 그냥 내가 쓰면 안될까..-_-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동영상을 제외한) 각 기능의 성능도 확실합니다. 게다가 아이콘이 큼지막하게, 앨범 아트도 큼지막하게 보인다는 장점..(개인적인 장점 -_-)이 있습니다. 저는 당분간은, 이 정도 기능만 있어도… 여름은 무사히 잘 넘길 것 같습니다. -_-;;;; (안 돌려주고 그냥 모른척 하면 -_- 나중에 돌맞겠지요…ㅜ_ㅜ)
이상, 자그니의 살아있는 스트리트 필드 테스트 리포트 였습니다. 담에는 아이리버 피플(이건 돈주고 샀다눈..)-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