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흐린 날 오후, 나른한 사랑 이야기

Photo by Dominika Roseclay on Pexels.com

나른한 오후입니다. 10분전까지만해도 일이 폭풍처럼 밀려들어와서, 정신 차릴 틈이 없었는데, 다 마치고 나니, 이젠 갑자기 나른해 지네요. 자, 그럼 커피나 한잔 마셔볼까요. 이렇게 흐린 하늘을 배경 삼아 즐기는 커피 한 잔, 나쁘지 않잖아요?

사실 나는, 이런 나른한 피곤함을 무척 좋아합니다.
힘껏 일을 하고 나서 밀려오는, 즐겁게 춤을 추고 나서 밀려오는,
내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해주는, 기분좋은 피곤함-

그러고보니 벌써 6월이네요. 단손의 클짱을 맡은지도 6개월째가 되는군요. 돌이켜보면, 지난 6개월은 정말로 정신없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직장을 옮기고, 중급 강사를 맡고, 단손짱이 되고, 스노보드를 타보고, 10년넘게 살던 집에서 이사를 가고, 파티를 열고, 상하이를 다녀오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잃어버리고, 벨라 8기와 깨마 8기가 들어오고, 압구정에서 홍대로 모임 장소를 옮기고, 새로 연재글을 시작하고…

아아, 그리 바빴던 것 같지는 않은데,
정신없이 많은 일을 했네요-
그리고 많은 추억이 남았습니다.


얼마전 단손 익게에서, 재미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야 그런가 보다-하고 심드렁하게 있었는데, 다른 분들은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익명게시판을 찬성하는 편입니다. 세상에 이름 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것도 있는 거고, 어차피 세상이 깨끗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번에 익게에 글을 쓰신 분에게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첫번째, 욕설이 난무하지 않는 이상, 익명이든 실명이든 모든 의견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사양합니다. 강습을 들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강습 홍보글에 나온 내용을 가지고 강습을 본듯이 쓰는 것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기 위해, 누군가를 상처주려는 목적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비겁한 행동입니다.

두번째, 단손의 강습은 다른 프로 강사들의 돈벌기 위한 강습과 다릅니다. 단손의 강사들은 운영진의 추천과 권유에 의해서 결정되며, 강습 방법 역시 운영진과의 협의하에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강습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운영진에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강습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결과적으로 운영진에게 있습니다. 욕을 먹는다면 운영진이 먹어야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강습에 대한 열정이나, 5년이 넘어가는 살사 경력이나, 춤을 대하는 자세나, 수강생을 대하는 성실함이나, 무엇하나 그리 모자람이 없는 사람들일텐데요? -_-a

Photo by Pixabay on Pexels.com

 

나는 그리 착한 사람은 아닙니다. 게으르기도 하고, 비겁하기도 하고, 가끔 비굴해 질 때도 있습니다. 작은 일에 무척 잘 삐지기도 하고, 사람의 작은 한 마디에 상처 받기도 합니다. 약속해 놓고 까먹는 것은 예사고, 사람이 상처받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편협하게 굴기도 합니다… 말해놓고 보니 상당히 나쁜 놈이군요… -_-;;;

뭐, 그래도 그게 나입니다. 사실 그래서, 어디 짱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익게 건도, 그렇게 싸가지 없이 처리해 버렸습니다. 삭제하려면 좀 일찍 삭제하던지, 놔둘려면 그냥 놔두던지, 읽을 사람들 다 읽은 다음에 글을 지우는-_-;; 아주 이상한 처리를 해버렸습니다. … 고백하자면 -_-; 글 올린 사람이 누구에요? 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 주기 귀찮았을 뿐입니다.

알면서도 모른 척, 모르면서도 아는 척, 세상의 일들은 어차피, 정답이 하나가 아니니까, 하나의 결론을 내놓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얽혀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내 맘대로 싸가지 없이 일들을 처리해 버립니다. …예, 그게 나입니다. 내가 하는 일들이 최선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나입니다. 싸우는 것은 상관없지만 상처는 조금만 입기를 바라는 사람이 바로 나입니다. 매일매일 책임지지도 못할 일들을 해버리는 사람이 바로 나입니다. … 그게 나입니다.

다만, 내가 하는 일들이 최선일수 있도록 한번 더 고민하는 것, 틀리고 계속 틀리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수 있도록, 매일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다잡고 다잡으면서 살아가는 것,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 그것이 내가 할수 있는, 살아가는 방법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언제나처럼 스마일- 심각하다고 진실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웃으면서-

…그래도 혹시,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미안해요. 마음에는 아프지 말라고, 호-하고 불어줄수도 없는 일이라서, 해줄수 있는게 이게 전부네요. 미안해요.

웃을수 없다면 춤을 출 이유가 없어요-

아마, 벨라8기 친구들에게 가끔씩 건넸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정말이에요. 춤을 시작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웃을수 없다면 춤을 출 이유가 없어요- 우리는 행복하려고 춤을 추는 것이지, 공부하려고 춤을 추는 것이 아니니까-

Smile 그리고 Be Happy-

인생은 짧고, 지금 이 순간이 당신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까, 함께 춤을 추는 사람에게는 다정하게. 심각하게 무게를 잡을 필요도 없고, 스텝이 안된다고 걱정하지도 말아요. 어차피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걸음걸이는 다 다르답니다. 다만 비슷할 뿐이죠. 정해진 것은 알고보면 없어요. 신나는 당신의 마음이 필요할 뿐.

Smile 그리고 Be Happy-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웃습니다.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갑니다.
마음 아프고 힘들고 어지러운 일들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막막하고 답도 없고 어쩌면 좋을지 모르는 일들도 가득하지만-

나에게도, 그리고 당신에게도
살아가는 매일매일은, 축제가 되어야 하니까-

2005년 6월 2일 쓰다

About Author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