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괴물이 프랑스에 나타났다. 꼼빠니 라 머신

 

페이스북에 공유되고 있는 영상을 보다, 대체 뭐야 이게? 싶었다. 거대한 괴물, 족히 10M는 넘어 보이는, 아마도 미노타우르스임이 분명한 괴물이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유럽 거리를 걷고 있었다. 대체 이게 뭐지? 네덜란드에서 열린다는 거대 인형 축제인가? 어쨌건 크기가 굉장했다. 아니 누가 대체 이런 걸 만든거지?

… 어? 게다가 저 거미는 도대체 뭐야? 괴물을 만든 팀이 전에 만든 건가??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공유된 글에 실린 프랑스어를 (글자만) 읽다보니, 툴르즈-라는 이름이 나타난다. 툴루즈-라면, 툴루즈 로트렉인가? 그가 아직 살아있을리가 없잖아? 하고 보니, 프랑스 남부에 툴루즈라는 도시가 있었다….;;

아, 그럼 여기에서 축제가 열린건가? 하고 툴르주 관광…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다. 아하, 이거, 이거이거, 대형쑈..였구나.

 

 

맞다. 이 괴물과 거미는, 지난 11월 1일부터 4일까지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꼼빠니 라 머신(compagnie la Machine) – 성전의 수호자(The Guardian of the Temple)‘에 등장한 두 주인공이었다. 툴루즈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열린, 초 거대 인형들이 쓰는 새로운 신화 이야기.

궁금한 사람은 아래 네 영상을 보자. 각각 씬 1부터 씬 4까지로 묶이는 이야기다. 음, 풀 버전은 쑈를 관람하기 위해 툴루즈에 간 사람만 볼 수 있겠지만, 뭐, 맛뵈기라도 감동스럽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14m 크기의 미노타우로스. ‘라 머신(La Machine)’사에서 제작한 초거대 인형이다. 무게는 47톤. 16명의 사람이 함께 조작한다. 라 머신은 1999년에 설립된, 프랑소와즈 델라로지에르(François Delaroziere)가 꾸리고 있는 거리 공연 단체다. 움직이는 거대한 인형을 만드는 것이 특기다.

원래 거대 인형 퍼포먼스로 유명한 로열 드 룩스(Royal de Luxe)에서 거대 인형 제작을 맡고 있다가, 따로 나와서 만든 단체가 ‘라 머신’이니까, 당신이 이제까지 봤던 초거대 인형들과 같은 계보로 묶이는 인형(…이라기엔 너무 크지만)인 셈이다. 위에 보이는 거미는 2008년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2009년 일본 요코하마, 2017년 캐나다 오타와에도 다녀갔다. 중국 베이징에서 볼 수 있었던 롱-마(Long-ma)도 이 회사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게 된다. 사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과거의 예언-이란 건데…

 

 

“금과 불, 피와 물이 표시된 툴루즈는 성전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성전 수호자는 지하에 묻힌다. 성전이 다시 발견됐을 때, 성전 수호자가 생명을 되찾기 위해서는 50개의 춘분이 필요하다. 도시의 보호자는 강물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새로운 푸른 달에게 감사하며. 미궁의 중심부에서 잃어버린 성전을 찾아 떠도는 변신한 아리아네만이 그를 새 집으로 인도할 것이다”

“Toulouse marked by gold, fire, blood and water, will see its temple disappear. Its guardian buried underground will remain. When the day breaks upon the temple at last discovered, he will need fifty equinoxes to return to life. Protector of the city, he will be reborn via the waters of the river, thanks to the new blue moon. Wandering in search of the temple, lost in the heart of the Labyrinth, only the metamorphosed Ariane will guide him towards his new home.”

 

 

… 이게 무슨 말인지는 나도 모르겠으니 내게 묻지 마시라(나 영어 못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따지자면 “충격과 공포! 미노타우르스 부활!”이겠지만, ‘거미’하면 생각나는 건 ‘아리아드네’가 아니라 ‘아라크네’뿐이고… 저 괴물 이름은 미노타우르스인데 ‘왜 켄타우로스같지?’라는 의문을 지금도 품고 있으니까. 모르겠다. 지하에서 DNA 변이라도 일으켰나…

아무튼 쑈는 툴루즈 시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야기를 몰라도 상관없다. 이 스펙터클한 기계(?)들이 도시를 돌아다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되고도 남기 때문이다. 정말 압도적이다.

 

 

이번 쑈를 놓친 사람은, 2018년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툴루즈 남부 몽투드랑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라 머신 홀(Hall de la machine)‘에서.

About Author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