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청소년정책관계기관협의회’에서 12개 부처 합동 ‘제1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2013∼2015’으로 최종 확정된 내용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청소년의 사이버 왕따를 방지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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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떤 근거로 욕설을 필터링하면 사이버 왕따가 방지되는 지도 모르겠고, 대체 어디까지를 욕설로 볼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까 읽은 어떤 글의 댓글엔 한 여성이 ‘좃나 멋지네. 읽다가 개웃었다’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읽기 고운 댓글은 아니지만 친구들끼리 의외로 흔히 하는 표현입니다. 이걸 욕설로 볼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욕이라고 하면 흔히 나쁜말-처럼 보이지만, 실제 언어의 사용은 언어의 본뜻과는 다르게 이용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친구들끼리 서로 개새끼니 뭐니 욕하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 곱게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의외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세상에는 교양있는 사람들의 대화법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것들을 의무적으로 필터링하겠다는 것도 우습지만, 그걸 필터링하기 위한 방법 역시 문제가 많습니다. 말이 좋아 서비스지, 이런 필터링을 하기 위해선, 청소년(=나이가 어린 사람들 명의로 등록된 스마트폰)들의 메신저 대화를 모두 감청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기계가 기계적으로 차단한다고 해도, 감청 하는 것은 감청 하는 거죠. 이건 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네이트온에서 경고 메세지를 보내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라요.
그러니까 그냥,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이용하지 말고, PC도 이용하지 말라고 하세요. 다들 욕설이나 하고 왕따나 하고 게임이나 하고 그러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은데, 뭐하러 그런 유해한 기기들을 그냥 이용하게 냅두십니까. 왜요? 그건 통신사들 수익에 장애가 될 것 같으니 못하시겠습니까?
애들을 믿지 못하면서 보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건 애완용 고양이를 보호한다면서 우리에 가둬 기르는 것과 똑같아요. 청소년들에게도 자기 생각이 있고 자기 생활이 있고 그걸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 권리를 뭐보듯 생각하면서 무슨 보호를 한다구요? 하아. 한숨만 나오네요.
* 까놓고 말해 차단한다고 그게 되요? 다른 은어만 잔뜩 늘어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