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5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플랫폼 전쟁의 끝?

지난 6월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15)가 열렸습니다. 주된 내용은 OSX 엘 캐피탄, iOS9, 애플워치 os2 등 애플에 제작하고 판매하는 주요 제품의 OS가 모두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것과 애플 뉴스와 애플 뮤직등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 개시-였는데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하드웨어 발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신 분들이면 다들 느끼셨을 겁니다. WWDC가 이렇게 지루해 질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요. 어떤 ‘와우!’하는 포인트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라고 소개하는 것들이 대부분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분리 화면과 스크린 멀티태스킹! … 그거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에서 쓰인지가 벌써 몇년전인데- 맥OS에서 2개창을 편하게 정렬할 수 있어요! … MS가 오래 전부터 하던 거고- 음성 인식 인공지능 비서 시리!…라고 해봤자 구글 나우에 못따라가고- 브라우저에서 탭을 고정할 수 있어요! … 구글 크롬에서 그거 나온 지가 얼마나 오래전인지 기억도 안나고…

게다가 원모어띵!해서 나온 애플 뮤직. … 한국에선 이젠 대부분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답니다. 그렇게 된 지 꽤 오래됐어요. 애플 뉴스? 플립보드 무시하나요?

아무튼 보다가 계속 입이 딱 벌려졌던게, 아니 이제 와서 저게 된다는 것을 저렇게 자랑스럽게 떠들 수 있단 말이야? 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어떻게 이제야 저런 기능 된다는 것이 자랑이란거지…;;;

이런 모습을 보다가 도달하게 된 결론이 있습니다. 이제 스마트 기기는, 어떤 ‘완결점’에 도달하기 시작했다는 것. 인터페이스는 초창기에는 대단해 보이지만, 서로가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며 성장하다보면, 결국 비슷한 형태로 결론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스마트 기기들 역시, 그런 시점에 이제 도달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이제 모든 것은 서로 서로 닮아가며, 서로 서로 비슷해 질 겁니다.

와이어드의 데이비드 피어스는 ‘우리 미래가 이미 결정된 거나 마찬가지다‘ 라고 얘기하더군요. 플랫폼 전쟁은 이제 끝났다고. MS이건 애플이건 구글이건, 앞으로 모든 폰은 인공 지능 음성 인식 기능(코타나, 시리, 구글 나우!)을 탑재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모든 플랫폼에서 비슷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중요 앱들은 주요 플랫폼에서 다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틀린 말이 아닌 것이, 이미 각 플랫폼별 킬러 앱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데이비드는 장기적으론 앞으로 스마트폰이 바로 우리 삶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까지 이야기하지만, 음, 글쎄요. 전 그렇게까지 되는 것은 바라지 않고요. (데이비드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완결점에 도달한 다음엔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PC의 경우 사양 평준화는 인터넷 도입과 더불어 이뤄졌습니다. ‘오피스랑 인터넷만 잘되면 돼’가 PC의 기본이 되어 버렸죠. 스마트 기기는? 글쎄요. 아마 연결성-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물인터넷, 핀테크, 자동주행차, 로봇, 스마트홈… 기타 등등의 것들, 많은 회사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꼽는 것들이 이쪽이니, 이쪽과 연결성을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지만. 아직은 생각만 할 뿐입니다. B2B와 B2G에서 좀 더 확실한 사례들이 나와줘야 이쪽으로 갈거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테니까요.

아무튼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던 WWDC 2015였습니다. 더이상 어떤 혁신을 바라진 않지만, 가끔 놀라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정말 앞으로 모든 기대를 접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게 해줬구요. 앞으로 스마트 기기판은 점점 더 심심해져 갈 수 밖에 없겠다-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만 복잡해 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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