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5 총정리, 스마트 가전, 스마트워치, OLED TV

지난 9월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럽 최대의 가전 박람회 IFA 2015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IFA 2015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트렌드의 핵심은 3가지. 스마트 가전, 스마트워치, 그리고 OLED TV입니다. 음… 사실 가전 제품이 점점 재미있게 변할 것 같더라구요. 확.실.히.

…뭐 있어 보이게 말하자면 IOT 시대의 가전 제품들은 이렇게 진화하겠구나-를 느껴볼 수 있었던 전시회였습니다.

스마트 워치에 대한 새로운 관심

아시겠지만, IFA는 세계 3대 전자전…중에서도 가전 제품에 가장 특화된 전시회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스마트폰이 워낙 강세다 보니, 많은 뉴스가 스마트폰에 촛점을 맞춰 보도되고 있었죠. 그러다 작년부터 가전 제품 중심으로 다시 되돌아오고 있는데…. 이번엔 엉뚱하게, 스마트 워치가 꽤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삼성 기어S2가 인기였죠. LG, 화웨이, 모토로라등에서도 원형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긴 했지만, 그건 그냥 나왔습니다-정도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다면, 기어S2는 확실히 시선을 끌었다고 해도 좋습니다. 사랑스러운(?) 모토 360 2를 잊으시면 곤란합니다만..

기어 S2가 관심을 받았던 것은, 바로 자체 개발 타이젠 OS에 기반한 새로운 UI 때문입니다. 이전 제품보다 두께와 크기를 줄여서 보다 시계에 가까워진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지만, 역시 시계 테두리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죠.

▲ 기어S2 핸즈온 영상

…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스마트 워치가 폭발적으로 팔릴 거야! 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스마트 워치는 ‘어디에 사용하는 제품인지 잘 모르겠다’, ‘굳이 꼭 사용해야 하느냐’의 위치에 있는 기기입니다. 비싼 가격 만큼의 가치를,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에 기어S2가 보여준 UI는 앞으로 나올 스마트 워치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런 발전이 계속 이뤄지다보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나도 저 시계 한번 써보고 싶다’-라고 말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사물 인터넷 시대, 스마트 가전은 어떻게 변할까?

스마트홈의 진화 역시 계속 되었습니다. 물론 작년에도 이런 스마트홈 제품들이 많이 선보이긴 했지만, 그 중에 당장 쓸 수 있는 제품들은 적었죠. 원래 이런 전시회에 선보이는 제품들은 향후 3~5년, 길게는 10년 정도의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제품인 탓도 있지만… 그나마 출시된 제품들도, 영 쓸만한 것이 드물었거든요.

개념은 있지만 실용성은 없는 상황이 작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뭔가 다릅니다. 획기적인 것은 보이지 않지만, 오, 이런 아이디어 제품이라면 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 싶은 것들이 줄줄이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 스마트 싱스 전시 영상

삼성이 작년에 인수한 스마트싱스에서는 스마트홈 허브의 새로운 버전을 내놨습니다. 간단히 말해 집 안에 설치된 여러 스마트 가전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인데요. 다양한 연결 방식을 탑재해 삼성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스마트 가전기기들도 연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올해 안에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구요. 이와 함께 발표된 삼성 슬립 센서도 한번 지켜볼만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다른 제품에 비해 개념은 좀 올드하지만, 데이터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고 하니…

스마트 오븐도 선보였습니다. AEG에서 내놓은 프로콤비 플러스 스마트 오븐이란 제품인데요. 오븐으로 빵을 굽거나 할 때, 지금 잘 익어가고 있는지 아닌지가 가장 궁금하잖아요?

이 제품은 오븐앞에 카메라를 내장해서, 지금 오븐 안 상태를 스마트폰 앱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굳이 오븐까지 가지 않아도 오븐 안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가 있는 거죠. 필요하면 앱으로 오븐 온도나 습도 상태등을 조절할 수도 있고요.

비슷한 아이디어로, 보쉬에서는 카메라가 내장된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장보러 가서 깜빡했을때, 냉장고에 뭐가 들어있는 지를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냉장고인거죠.

▲ 와이파이 연결 로봇 청소기 니토

로봇 청소기 니토의 신버전도 선보였습니다. 이 청소기는 레이저 매핑이란 기술을 사용해 정확하게 청소공간을 감지, 청소하는 것이 특징인 제품인데요. 이번에 나온 제품은 와이파이로 연결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청소기를 콘트롤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밖에도 LG에선 스마트싱큐라는 부착형 스마트홈 센서를, 중국 하이얼에선 스마트폰앱으로 세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인텔리우스 2.0 세탁기를 선보였습니다.

LG vs 삼성 TV 전쟁, OLED TV는 승리할 수 있을까?

이번 IFA 2015에선 예. 한국의 LG전자,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하이얼, 창홍, 스카이워스 등 한중일 3국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4K 해상도의 OLED TV를 선보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대부분 LG 디스플레이에서 제작한 패널을 탑재했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LG 에서, 본격적으로 OLED TV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던 미래 TV에 대한 주도권 싸움. OLED TV를 지지하는 LG와 고해상도 LCD TV를 더 판 다음 차세대 기술로 직행하려는 삼성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다-고나 할까요.

…이 싸움에서 누구의 판단이 맞는가에 따라, 둘 중 하나는 큰 -_- 타격을 입게 됩니다.

OLED TV에 많은 투자를 한 LG는 OLED TV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큰 부담을 안게 되고, TV 시장이 OLED TV 시장으로 급격하게 변한다면, 이에 대한 준비가 거의 없는(=포기한) 삼성은 꽤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겁니다. 전체 TV 시장이 축소되어 가는 상황에서 고급형 TV 시장에 과연 누구의 전략이 먹힐까요? 앞으로 이런 것을 지켜보시는 것도 꽤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겁니다.

그리고 남은, 재밌어 보이는 제품들

중국의 하이얼에선 엑스레이 비전을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였습니다. 냉장고 앞에 서면 자동으로 냉장고 안에 불이 들어오면서, 냉장고의 문이 투명하게 변해서 속에 어떤 것이 있는 지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요. 불이 꺼지면 평범한 냉장고문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듀얼 드럼 세탁기도 요주의 제품.

애드워시 세탁기는 세탁기가 동작하는 중간에도 추가로 빨래를 더 집어넣을 수 있는 세탁기입니다.

밀레에선 가전 기기 네트워크 시스템인 밀레앳홈을 선보였습니다. 여기에 연결된 ‘트윈도스’ 기능은 세탁기 액체 세제 부족시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자동으로 메세지를 보내고, 클릭 몇 번으로 교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자동으로 디스케일링 해주는 커피 머신도 출시 했습니다.

IFA 2015 밀레 브로셔

에이서에선 모듈 형식, 그러니까 블록 장난감처럼 필요한 부품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PC를 발표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장 공간이 모자라다- 싶으면 외장 하드 블럭을 하나 사서 붙이면 간단하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PC인데요. 어느만큼 인기를 끌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 문제는 항상 가격이니까요.

에이수스에선 스틱형 PC, 비보PC를 선보였습니다. 아톰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지만 무게는 겨우 68g. 쓸 일은 없지만 하나쯤 가지고 싶은, 그런 제품입니다. 이밖에 삼성이 세계 최초로 내놓은 UHD지원 블루레이 플레이어등이 이번 IFA에서 눈에 띄는 제품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여러 스마트 가전 제품들을 소개하긴 했지만, 사실 지금 당장 살만한 제품은 별로 없습니다. 핵심은 표준화인데… 아직은 각자 자기 시스템과 앱에서만 작동되는 제품들이거든요. 가전 제품은 보통 한번 들여놓으면 오래 쓰는 제품들인데, 그런 제품들을 표준도 안잡힌 기술이 붙어 있는 녀석들로 구입할 순 없죠.

하지만 앞으로 표준이 자리잡기 시작하면, 재미있는 제품들이 많이 선보일 것만 같습니다. 그런 기대를 안겨준 무대가, 바로 이번 IFA 2015 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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