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6, 언젠가 모두의 게임 축제가 될 수 있을까?

매년 수능 시험과 함께 시작하는 행사가 있다. 국내 최고의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다. 오늘은 지난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6 소식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지스타 2016

VR과 모바일, 지스타의 대세

 

 

이번 전시도 변함없이, 작년 기록을 갱신했다. 35개국 653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치뤄진 이번 행사는, 일단 부스 규모가 작년보다 3.1% 늘어난 2719 부스였고, 관람객수는 지난 해보다 1만명 늘어난, 약 22만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작년 부산 국제 영화제와 비슷한 수치로, 덕분에 게임 하나를 체험하려면 한 시간 정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여러가지 문제로 관람객 수가 대폭 줄어들어버리는 바람에, 지스타가 올해 부산에서 열린 행사 가운데 가장 큰 행사가 되어버렸다는 사실.

… 1등을 했는데 웃지도 못한다.

내용적으로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해도 좋다. 올해 지스타 2016의 특징이라면, 모바일과 가상 현실이 확실히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고나 할까.

 

지스타 2016

VR 게임 시장이 진짜 열릴까?

 

 

특히 올해는 많은 숫자의 가상 현실 게임 하드웨어를 만나볼 수 있었다. 소니는 PS VR 30대가 설치된 ‘지스타 VR 특별관’을 마련했고, HTC는 VR 헤드셋 바이브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아이 트래킹 기술을 내장한 FOVE도 곧 출시될 예정이고. ASUS 게이밍 노트북을 비롯해 다양한 VR 하드웨어도 만나볼 수 있었다.

 

지스타 2016

 

하드웨어와 달리, VR 게임 콘텐츠 쪽은 많이 아쉬웠다. 국산 VR 게임을 별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국산 공포 게임의 대명사, ‘화이트 데이’가 VR 게임 ‘화이트 데이 : 스완송’으로 선보인 것은 그나마 반가웠다.

 

엠게임은 별도의 야외 부스에서 ‘프린세스메이커 VR’과 ‘우주탐험 VR’, AR 게임 ‘캐치몬’ 등을 선보였다. 사실상 국내에서 VR 게임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몇 안되는 업체다.

 

아직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VR 게임을 간보고 있는 상황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함께 출시될 게임을 개발한 한국 개발사들은 모두 1인 개발사다. 이번 지스타에 전시된 많은 VR 게임들도 중소 게임사들이 개발중이다.

 

다만 한빛 소프트, 엠게임, 드래곤 플라이, 조이시티 등 같은 모바일 게임 진출에 성공하지 못한 온라인 게임 개발사 들이 VR 게임을 시도하고 있으니, 곧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란다.

 

지스타 2016

모바일 게임, 지스타의 중심이 되다

 

모바일 게임은 넥슨과 함께, 지스타의 핵심으로 완전히 이동했다고 봐도 좋다. 특히 IP 를 활용한 게임들이 여럿 선보였다.

 

먼저 올해 메인 스폰서를 맡으면서 지스타에 복귀한 넷마블 게임즈에서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용으로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과 영화 ‘스타워즈 ‘를 바탕으로 만든 ‘스타워즈 : 포스 아레나’, 모바일판 리그 오브 레전드라 불리는 ‘펜타스톰’을 선보였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만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게임을 시연해 봤다고 한다.

 

가장 큰 부스를 차지했던 넥슨에서는 이번에 무려 35가지 게임을 공개했다. 올해 안좋은 일이 참 많았던 만큼, 그 안좋았던 일들을 다 털어버리고 가고 싶은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중에서도 인기 게임 ‘진삼국무쌍’을 기반으로 한 ‘진삼국무쌍 : 언리쉬드’와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인 ‘던전앤파이터 : 혼’이 많은 인기를 모았다(평가가 좋다는 것은 아니다.).

 

지스타 2016

 

그 밖에 모바일이 아닌 다른 게임들도 여전히 많이 볼 수 있었다. 웹젠은 PC 온라인 게임인 ‘뮤 레전드’를 시연했고,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쇼케이스’ 전시관을 통해 ‘넨도랜드’, ‘21데이즈’등 다양한 인디 게임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지스타 2017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요 게임사들 넥슨, 넷마블, 웹젠, 롱투 코리아, 소니 등을 제외한 상당수가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시회가 모바일 게임을 보여주기 어렵게 구성되어 있고, 따로 독자적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빈자리는 일본과 중국 게임사들이 메꿔주긴 했지만… 결국 아직까지도, 지스타는 모두의 게임 축제가 아닌 셈이다.

 

2017년 개최지는 부산이 될 지 아니면 일산이나 성남이 될 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해외 IT 전시회에서 사용하던 계단식 시연대가 도입되면서 모바일 게임도 보여주기 쉬워진 만큼, 내년에는 어디에서 열리던지 상관없이, 보다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는, 그리고 작은 회사들도 돋보일 수 있는 진정한 게임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나저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성숙기를 확 넘겨 버렸고, 중국은 자체 게임 개발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 시켰고, VR 게임 시장은 아직 제대로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 게임 산업은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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