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아두면 좋을 중국 IT 기업들

당신이 알아두면 좋을 중국 IT 기업들

요즘처럼 세계화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았던 적이 없었다. 쯔위 사태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일어났던 미사일 배치 문제에서도 우리는 세계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있음을 확인했다. YS가 건망증이 심해서 실수로 '국제화'를 '세계화'라고 말했더니 그걸 국정 과제로 삼았다는 농담이 있었던 것이 1994년경이었는데(당시 정부는 세계화의 영문 표기를 Segyehwa라고 발표했었다), 이젠 정말 이 말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나라는 역시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일 것이다. 최근 ICT 분야에서 피할 수 없는 경쟁 상대로 떠오른, 중국의 IT 기업들은 과연 누가 있을까?

 

중국 IT, 세계 최강을 노리다

 

얼마 전 중국 IT 기업의 한 임원의 이야기를 들을 일이 있었다. 자부심이 대단했다. 단순히 한국을 넘어서겠다가 아니라,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결의라고 해야, 아무튼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런 흐름이 이제야 나타난 것은 아니다. 2012년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2012 한/중 기업 상호 인식과 평가’라는 이름의 이 설문 조사 결과를 두고, 한국은 “중국 기업,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해”라는 보도 자료를 내면서 중국이 한국을 중요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기사가 다르게 나갔다. “중국 기업, 기술 수준은 한국과 비등하다고 말해”라고.

모두 같은 설문 조사에 들어있는 내용이었지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한/중이 전혀 달랐다. 실제로 지난 1월 26일 한국은행 조사국에서 발표한 ‘한중 경쟁력 분석 및 향후 대응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전자산업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 격차는 1.8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올해 중국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45%를 차지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단순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쟁자 그 이상의 위치에 있는 것이 지금 IT 산업에서 중국의 위치다.

중국 ICT 산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중국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거대해진 내수 시장. 두 번 째는 해외 증시 상장과 M&A를 들 수 있다. 2013년까지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숫자는 약 1200여개에 달한다. 내수 시장과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 하게된 기업들은 기술과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한 인수 합병에도 큰 돈을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ICT 기업들이 지금까지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대만의 고급 기술력을 가지고 올 수 있었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다음 카카오를 비롯해 CJ 게임즈나 액토즈 소프트 등 게임 기업,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에도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주의 국가라는 중국의 특성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정책 역시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0년 발표된 12차 5개년 계획을 보면, 과학기술 진보와 혁신을 중심으로 경제발전방식을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IT 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과 지원이 이뤄졌었다. 일단 큰 틀에서 보자면, 원하는 대로 어느 정도 이뤄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중국의 하드웨어 기업들

 

그럼 우리가 지켜봐야 할 중국 IT 회사들은 어떤 회사들이 있을까? 일단 한국에 잘 알려진 중국 IT 기업들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한 쪽에는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하이얼 같은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있다. 다른 한쪽으로는 한국에 직접 서비스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텐센트와 바이두, 알리바바 같은 서비스 기업들이 있다.

중국 대표 IT 기업, 화웨이

먼저 회웨이를 한번 살펴보자. 작년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1%를 점유해 3위를 차지한 이 기업은, 한국에서는 저가형 중국산 스마트폰 제조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이 기업의 별명 중 하나가 ‘중국의 삼성 전자’다.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 IT 기업으로,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세계적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매출의 3/4도 해외에서 발생한다.

작년에 내놓은 ‘화웨이 P8 라이트업’ 스마트폰은 1000만대가 넘게 출하됐고, 전체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1억 800만대에 달한다. 스마트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에 44%의 성장율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 분야는 통신 네트워크 장비, 기업용 솔루션, 스마트 기기 제조로, 그 중에서도 통신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이한 것은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 전체 임직원 15만명 가운데 약 7만명이 연구 개발 인력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 가전 회사, 하이얼

최근 미국의 제네럴 일렉트릭 가전사업부문을 인수하고, 한국에는 20만원대 반값 TV 를 내놓은 하이얼도 주목해야 하는 회사다. 특히 100년 전통을 가진 GE의 가전부문을 54억달러에 산 것은 상당히 화제가 됐었다. 기존에 일렉트로룩스가 인수하려다 실패한 가격보다 20억 달러나 더 주고 샀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인수합병한 ICT 기업 중에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가, 아직 한국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하이얼은 점유율만 따지면 이미 몇 년 전부터 가전 시장 세계 1위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매출액은 삼성 전자나 LG 전자와 비슷했지만, 이번 합병으로 완벽히 제쳐다고 볼 수 있으며, 올해부터는 매출액으로 따졌을 때 세계 1위 가전 업체인 월풀 그룹과도 한번 겨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엔 사물 인터넷 가전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여기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 밖에 세계 PC 시장 1위인 레노버도 기억해야할 이름이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으니 따로 소개하진 않는다. 샤오미는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높지 않다.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

 

흔히 BAT라고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중요한 중국 인터넷 기업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직접 써볼 기회는 많지 않지만, 관련 소식만큼은 가장 활발하게 들어볼 수 있으며, 그만큼 해외에서 주목 받는 회사들이기도 하다.

 

중국의 네이버, 바이두

먼저 바이두는 중국의 구글, 또는 네이버 같은 기업이다. 중국 최대의 검색포털 사이트로, 검색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고 한다.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뉴스, 지식인, 블로그, 포럼, 클라우드, 지도, 안티 바이러스 등등 없는 것이 없고, 중국 내 사용자수는 약 4억 4천만명 정도이고 해외 사용자까지 합치면 20억명 정도가 이용한다고 한다. 최근엔 자율 주행 자동차를 선보이고 인공 지능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는 등, 신사업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중국의 아마존?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사실 한국에는 알리바바란 회사 보다도 회장인 마윈이 더 유명하긴 하지만... 해외 직구를 좋아한다면 이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알리익스프레스라는 전자 상거래 사이트를 한번쯤은 들어가 봤을 것이다. 2014년 4/4분기 매출만 한국돈으로 대략 6조원이 넘고, 중국 내 알리바바의 실제 고객만 4억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엔 한류를 비롯해 여러 콘텐츠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모바일 결제나 인터넷 대출 은행 같은 핀테크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륙의 메신저와 게임, 텐센트

 

텐센트는 중국에서 게임 퍼블리싱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회사다. 중국 국민 메신저 앱이나 다름없는 위챗과 QQ메신저로도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게임이랑 메신저앱을 서비스하니, 뭐가 그리 대단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 4월 기준으로 시가 총액 214조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다. 지금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는 바람에 줄어들었지만요, 한때는 삼성전자랑 맞먹었을 정도다.

 

13차 5개년 계획과 중국 IT 기업의 미래

 

앞으로 중국 ICT 기업들은 어떻게 될까? 중국에서는 2014년 말 13차 5개년 계획을 결정했다. 여기서 결정된 IT 진흥 전략을 보면 벤처 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전통 산업과 인터넷 산업을 융합하는 인터넷 플러스를 실현하며, 공유 경제, 빅데이터 서비스의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를 통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중국 ICT 기업들도 가만히 보면, 자신들이 잘하는 것이 하나씩은 있지만,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서로 합종연횡하며 경쟁,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인터넷 기업이 드론이나 무인 자동차를 만들어도 하나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바로 중국이라 나라다. 결국 ICT 기업들이 제조업이나 금융업 같은 전통 산업과 만나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것들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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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니스트. 디지털로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IT 산업이 보여 주는 'Wow' 하는 순간보다 그것이 가져다 줄 삶의 변화에 대해 더 생각합니다. -- 프로필 : https://zagni.net/about/ 브런치 : https://brunch.co.kr/@zagni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agni_ 이메일 : happydiar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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