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의 품격, 1인 가구를 위한 스마트 기기와 서비스는?

인류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름하여 대 솔로 시대. 2011년 기준 전 세계 1인 가구는 약 2억 4,200만 가구로 지구 상에 인류가 존재한 이래 이렇게 1인 가구가 많았던 적은 처음이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작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조사’를 보면 1인 가구 비율은 무려 520만으로 전체 가구의 27.2 %를 차지하고 있다. 놀랄 것 없다. 독일 가구의 40%는 1인 가구이고, 유럽 대도시의 상당수는 1인 가구 비중이 60%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에 비하면 우린 아직 멀었다. 작년 혼인율이 역대 최저치를 찍은 것을 보면, 곧 우리에게도 닥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아무튼 멀리 보면 지난 2011년경부터, 짧게 보면 지난 2015년부터 우리에게도 혼밥, 혼술등 1인 가구 기반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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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달라지면 시장이 바뀐다. 특히 경제력 있는 세대가 달라지면 시장은 죽자살자 거기에 쫓아간다. 1인 가구가 많아지니,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기기들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타깃은 1인 가구 중에서도 20대~40대의 청년 가구. 한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하의 경우 절반 이상이 1인 가구라고 한다.

…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도 품격이 필요하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도 품격이 필요하다

청년 1인 가구가 필요로 하는 기기나 서비스는 크게 3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 작고 효율적일 것. 둘, 내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고 도움이 될 것. 셋,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결국 혼자 살긴 살지만 그 삶을 구차하지 않게, 품격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줄 것.

사실 1인 가구 트렌드는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겹쳐서 나타났다. 노령화 사회, 늦은 결혼, 경제 자립도 증가, 높은 생활비, 개인주의 가치관 확산, 양육 및 사교육비 문제, 어려운 경제 상황, 청년 빈곤 등 이유도 여러 가지인 데다, 독립생활 자체도 자발적/비자발적으로 나뉘는 등 쉽게 뭉뚱그려 이야기하기 어렵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1인 가구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라이프 스타일 측면에서는 하나로 묶일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독립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본에서 ‘신생활 5대 가전’이라 부르는 것이 있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청소기, 밥솥이 그 다섯 가지다.

여기에 살고 있는 방(또는 집)이랑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선풍기나 공기 청정기 같은 제품을 더하거나 빼거나 한다. 이런 구성은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얼추 비슷하게 갖추게 된다. 그리고 1인 가구가 나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고급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로봇 청소기/무선 청소기,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1~3인용 소형 가전(냉장고, 전자레인지, 밥솥)은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함께 성장해 왔다.

1인 가구가 알아두면 좋은 O2O 서비스와 스마트폰 앱

좋은 가전제품을 갖추고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는다. 혼자 사는 것의 어려움 중 하나는, 뭔가를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것. 최근에 확산되고 있는 X방 같은 부동산 앱이나 배달 서비스 같은 O2O 서비스는 이럴 때 꽤 유용하다.

먼저 소개할 앱은 배민 프레시다. 모바일 반찬 가게라고 생각하면 된다. 밑반찬을 비롯해 국이나 찌개까지,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달을 해준다. 혼자 살면서 장보기랑 요리도 귀찮지만 나름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당한 서비스다. 신선 식품을 원한다면 헬로 네이처도 괜찮다.
1인 가구를 위한 이사 서비스도 있다. 짐카 같은 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말 1인 또는 소형 가구를 위한 전문 이사 서비스다. 청년 1인 가구 같은 경우엔 워낙 이사가 잦은 편이지만, 예전에는 주로 스스로 짐을 싸고 용달 자동차를 불러서 짐을 옮겨야만 했다. 그런 일들을 앱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그래 봤자 힘들기는 힘들지만.그 밖에 방문 수거 세탁 서비스인 크린 바스켓이나 청소 대행 서비스인 와홈, 가사 도우미 서비스 ‘미소’ 등이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일상생활 거의 모든 분야에서 O2O 서비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혼밥인의 만찬은 소셜 다이닝 서비스다. 전국에 있는 혼자 갈 만한 식당 정보를 정리해서 보여주고, 혼자 밥 먹기 싫은 사람들을 위해 같이 밥 먹을 사람을 찾아주기도 한다. 비슷한 서비스로 집밥-도 있다.

이런 서비스의 장점은 너무 친밀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함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에 있다. 동호회 이하 학원 이상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이 부담되고 혼자 밥 먹는 것이 낫다면, ‘해먹남녀’나 ‘이밥차’ 같은 앱을 이용하면 여러 레시피를 얻을 수가 있다.

 

애완동물과 방범이 걱정이라면

1인 가구의 또 다른 문제는 애완동물과 안전 문제다. 외로우니 반려견이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혼자 있다 보니 주인이 나가면 동물 혼자서 집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킥스타터에서 펀딩에 성공한 페비는 그런 걱정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애완동물을 위한 로봇 장난감이라고 해야 할까. 외출 시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공을 움직이며 놀아줄 수가 있고,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집 안의 모습을 확인하거나 촬영,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충전대로 돌아간다. 다음 달부터 판매가 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1인 가구를 위한 방범 서비스도 많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에선 1인 가구 여성을 위한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 ‘지킴이’를 내놨다. 외부 침입 실시간 감지를 비롯해 다양한 안심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문제가 생기면 보안업체 요원들이 출동한다고 한다. 그 밖에 KT텔레캅이나 에스원 같은 전문 보안 업체에서도 개인 보안 시스템을 출시하고 있다.

… 음, 비용이 그리 저렴하진 않은 것 같아서 슬프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해외 사례를 참고로 하면, 아직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적은 편이다. 지금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 역시 그에 비례해서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는 다루지 못했지만, 1인 가구를 지원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도 꽤 큰 편이고.

아직은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앱이나 서비스가 대부분이지만,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와 기기는 시간이 지나면 좀 더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과연 어떤 서비스나 기기가 히트할 수 있을까? 미래를 꿈꾼다면, 지금부터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일본 같은 경우엔 독신자 전용 주택도 판매하고 있을 정도니까.

추가 팁

1. 세탁기는 드럼보다는 통돌이가 편하다. 드럼 세탁기는 설치할 수 없는 장소가 은근히 있다.
2. 청소기는 방이 작다면 부직포 밀대와 걸레로도 충분하다.
3. 의외로 공기 청정기는 있으면 좋다.
4. 전자레인지는 생각보다 오래 쓰니, 굳이 작은 것을 고집하지 않아도 괜찮다.
5. 냉장고에서 중요한 것은 성에 제거 기능.
6. 밥솥은 꼭 없어도 되지만, 맛있는 밥은 삶을 조금 행복하게 해준다.
7. 40대 이상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가사 도우미분들의 힘을 빌리면 청소, 빨래, 반찬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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