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에 사두기만 했던 책을, 이사 핑계로 읽기 시작했다. ‘빅스위치’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쓴 니콜라스 카가 예전에 썼던 책이다. 솔직히 ‘생각..’보다 이 책이 훨씬 더 흥미로웠는데,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으응? 유튜브에 맨 처음 올라온 동영상이 ‘고양이 영상’이었단 말야?
뭐야, 유튜브를 고양이가 점령한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고양이 영상으로 시작했잖아! 라고 너털 웃음을 터트렸는데, 내가 틀렸다 -_-; 니콜라스 카가 잘못 적은 거냐고? 음, 그게 좀 애매하다. 그러니까, 고양이 동영상을 올리고 나서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맞다. 다만 맨 처음 올라간 영상이 고양이 영상이 아니었을 뿐.
첫 번째 유튜브 영상은 바로 이 영상이다.
유튜브 창립자 셋 중 하나인 조드 카림이 찍은 영상이다. 동물원에 있는 나. 2005년 4월 23일 올라왔다. 그럼 첫 번째 고양이 동영상은 언제 올라왔을까? 니콜라스 카가 적은, 또다른 창립자인 스티브 첸이 찍은 영상이다. 2005년 5월 22일에 올라왔다. 정리하자면, 2005년 2월 유튜브 닷컴이 생겼다. 4월, 조드 카림이 첫 영상을 올렸다. 5월, 스티브 첸이 첫 고양이 영상을 올렸다. 11월, 유튜브 닷컴이 공식 오픈했다.
그리고 2006년 5월, 첫 번째 인기 고양이 영상이 생겼다(응?).
이것저것 찾아보니, 나나 니콜라스 카나 ‘적당히’ 알고 있었지 제대로 알고 있지는 못했던 셈이다. 그래서 ‘유튜브는 처음부터 고양이 영상을 위해 시작했다’라는 내 치기어린 아이디어는 팩트 체크 결과 기각 당했다.
… 하지만 여전히 유튜브는 고양이가 점령하고 있다.
유튜브 성공 요인은 ‘How to’ 콘텐츠가 성공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개인 방송이 니치 마켓을 파고 들었다는 말도 있고, 스마트폰 보급에 힘을 얻었다 하기도 하고, 글자보단 영상이 더 좋은 세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나는 꿋꿋이 주장한다. 고양이 때문이라고. 사람들이 고양이 동영상을 찍고 같이 보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아기들에게 점령 당한 카카오 스토리처럼(당연히 농담.). 뭐, 고양이들 입장에서는, 트루먼쇼를 찍는 거랑 하나 다르지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