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에서 만난 친구에게, 귀한 선물을 하나 받았다. 얼마 전 생산이 일시 중단된 닌텐도의 복각판 게임기, ‘닌텐도 클래식 미니 – 패밀리 컴퓨터’다. 생산 중단 이후 웃돈이 많이 붙어서 구하기 어려울 줄 알고 포기했는데, 내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친구가 구해줬다. 정말 깜짝 놀랐다. ㅜ_ㅜ
구성은 단순하지만, 들어있을 것은 다 들어있다. 게임기 본체, 본체에 붙어 있는 컨트롤러 2개, HDMI 케이블, 전원용 USB 케이블, 보증서. 끝. 30개의 타이틀이 내장되어 있기에, 그냥 TV나 모니터에 연결하고 킨 다음 하면 된다.
본체는 작다. 예전 게임기를 생각하고 있었다면, 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한 손으로 쥘 수.. 도 있다. 매우 가볍다. 뜯어보면 십중팔구, 작은 기판 하나가 들어 있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사실 이것보다 얼마든지 더 작게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그럼 맛(?)이 없어져서 문제지.
본체에서 팩 뽑는 스위치는 그냥 장식이다. 왼쪽에 달린 것이 전원 버튼이고 오른쪽에 달린 것이 리셋 버튼. 컨트롤러는 본체에 붙어 있고, 뒤에 HDMI 케이블 단자와 전기 공급용 USB 단자가 있다. 그냥 만들 거면 팩 꽂는 자리도 만들어주면 안 되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팩을 꽂는 호환 게임기는 지금도 일본에서 팔고 있다.).
컨트롤러는 조금 아쉽다. 다른 리뷰에서 봤던 대로 컨트롤러도 게임기 본체만큼 작아졌는데, 별 문제없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게임 10분 해보고선 손이 조금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컨트롤러 크기는 그러려니 하는데, 컨트롤러 줄이 약 1M 정도밖에 안돼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요즘 집에 많이 있는 대형 LCD TV 앞에 게임기를 놓고 게임을 면, 아이맥스 같은 느낌으로 -_-;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전원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을 긴 것을 써서, TV 앞으로 게임기를 당겨 놓고 하거나 하는 수밖에.
재미있는 것은, LG 와이드 모니터에 물렸는데, 화면이 꽉 차게 뜬다. 게다가 상당히 깨끗하다. 게임… 그래픽은 깨끗하긴 한데 그래 봤자 도트 그래픽이긴 하지만. 아무튼 몇십 년 된 게임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어색하진 않다. 금방 익숙해진달까.
해봤던 게임이 2-3개에 불과해서 문제지.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린 패미컴 끝물에나 조금 이 게임기를 만져봤기 때문이다. 제대로 만진 것은 슈퍼 패미컴부터라고 해야 하나. 대충 하나하나 둘러봤는데, 게임 재미는 여전… 하면서도, 조금 어렵다.
게임은 4:3 비율이지만 굉장히 깨끗하게 나온다. 옛날 게임이지만, 그래서 옛날 게임 같은 맛이 조금 덜하다. 맘에는 들지만. 문제는 게임기를 연결해 보고서야… 내 모니터 스피커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소리가 없는 게임은 진짜 앙꼬 없는 찐빵이더라…ㅜ_ㅜ
아무튼 덕분에, 오래간만에 아동 모드로 돌아가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일본어를 조금 더 공부하면 전설의 ‘젤다의 전설’도 해볼 수 있을까? 굳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신기하긴 하다. 그 옛날 게임기를 이런 식으로 다시 부활시킬 아이디어를 내놓고, 실행한다는 것이.
한국에선 재믹스 복각판 안 나오려나… 앞으로 이런 형태로 옛날 컴퓨터들을 복각해서 내놔도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옛날 컴퓨터 시스템 통째로 옮겨와도, 다마고치 기판 사이즈 정도면 충분할 것 같으니까. 그렇게만 나와준다면, 난 아마 틀림없이 그 복각판들을 죄다 사 모으느라 지갑을 탕진할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