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9.7(2017), 3주간 사용해 봤습니다

충동적으로 새로 나온 아이패드 9.7 (2017) 버전을 구입했다. 지난 4월초, 후쿠오카 여행때. 노안…이 와서 원래 가지고 다니던 8인치 태블릿이 잘 안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ㅠ_ㅠ). 산 것은 128G 버전 스페이스 블랙. 나는 전자기기 디스플레이 베젤이 검지 않은 것을 무척 싫어한다. 베젤 색상이 사용자 시청 경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말했다시피 처음부터 아이패드를 구입할 생각은 없었다. 갤럭시탭S2를 만족하며 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탭S2 9.7인치 버전은 여전히 비싸고, 갤럭시탭S3는 언제 나올지 모른다. 대신 에이스수 젠패드s3 9.7인치 모델을 구입할 생각이었다. 전자제품 양판점에 가보니, 이 녀석 가격이 3만 6천엔 정도 한다. 응? 그 정도면 새로 나온 아이패드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때 마음을 바꿨다. 그렇다면 아이패드를 사야지, 왜 다른 태블릿을 살까.

2~3주 정도 사용해본 지금, 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30~60만원대 태블릿PC를 구입하고 싶다면, 새로 나온 아이패드를 사라. 다른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가격대에 아이패드와 비교할 만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별로 없다. 그냥 아이패드 사면 된다. 갤탭S3가 어떤 가격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걔는 아이패드 프로랑 비교하지 않은 것에 자존심 상해 할테고.

아이패드 팬들은 환영하지 않는 태블릿

아이러니 하지만, 이 아이패드의 등장을 환영하지 않는 것은 기존 아이패드 팬들이다. 이들이 보기엔 이 제품은 가격만 맞췄지, 아이패드 에어2보다 딱히 낫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몇몇 기능은 오히려 못하다. 2년을 기다렸는데 이런 이상한 옆그레이드를 안겨주다니. 그들이 보기에 이 제품은, 그냥 교육용 시장을 노리고 애플이 내놓은 영업용 제품이다.

나 같이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넘어온 유저는 다르다. 물론 아이패드 – 아이패드2 – 아이패드 레티나 – 아이패드 미니 – 아이패드 미니2까지 사용하다 팔아버렸지만… 원래부터 일상 생활에서 태블릿PC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왠만한 업무는 태블릿PC로 다 처리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그런 내 입장에서 이 제품은, 애플이 오래간만에 잘만든 제품이다.

어떤 이들은 아이패드 프로, 에어2에서 이런 저런 것들이 빠졌다고 얘기한다. 그런 것들? 나한테는 별로 문제가 안된다. 정확한 색감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은 프로나 에어2를 계속 사용하면 된다. 빠졌다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느낀 적이 없다. 딱 하나, 유리가 빛에 잘 반사되는 것만 빼면(이건 예전 아이패드 쓸 때도 있었던 문제라…).

 

안되는 것이 없는, 더 ​​되는 것도 없는

아주 만족한다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주간 사용 소감을 얘기하자면, 안되는 것이 없다. 하지만 예전에 쓰던 용도보다 더 낫게 쓰는 것도 없다. 그냥 예전에 아이패드 쓰던 느낌 그대로다. 화면이 좀 커진 것만 빼면. 애시당초 대부분의 아이패드 앱들은 아이패드 에어2에서도 원활히 돌아가는 것을 전제로 나오니까.

이글루스 블로그 앱이 없는 것은 슬프지만, 다행히 브런치나 네이버 포스트 같은 글쓰기 앱들은 ‘글쓸 때’만은 가로 모드도 지원해 준다. 게임도 느리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없었다. 생각보다 사진도 잘 찍히고(급할 때 스마트폰 대체용으로 찍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저가형 태블릿과는 다르게 모든 앱과 기능이 쾌적하게 작동한다.

딱히 나아진 것은 없지만 딱히 못하는 것도 없다. 하고 싶은 일은 왠만한 건 다 할 수 있고 더 하려면 아이패드 프로를 사는 것이 낫다. 한마디로 태블릿PC를 이용해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이패드 프로 필요없이 이거 한 대면 충분하다. 특히 배터리… 배터리 사용 시간을 따로 체크하지는 못했지만, 하루 이틀 그냥 두면서 써도 배터리가 없어서 꺼진 적은 없다. 꽤 오래 간다.

 

▲ 아이패드 2017로 대충 찍은 사진

아이패드, 너무 평범해서 만족하는

결론은, 너무 평범해서(?) 만족한다. 역시 아이패드는 아이패드다. 가격이 싸도, 가격이 비싸도. 기대에 어긋남이 없는 그냥 아이패드 2017. 예전에 사용하던 제품과 UI가 조금 달라져 어색하기도 했지만,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 빠릿한 반응, 스트레스 적은 사용자 경험은 아이패드, 아니 iOS의 장점이 분명하다.

* 솔직히 말하자면 안드로이드 태블릿 사용하다 아이패드로 넘어오면 좀 스트레스를 받긴 한다. 안드로이드에서는 간단히 되는데 아이패드는 공부해야 쓸 수 있는 것이 좀 있다. 예전에 잘 썼던 앱이 사라진 것도 있었다. 윈도용 아이튠즈는 10년이 넘어도 나아질 기미가 없고.

기존 아이패드 에어, 에어2 사용자들이 굳이 갈아탈만한 요인은 없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쓰다 새로운 태블릿PC를 찾고 있다면, 그냥 이 녀석이 답이다. 이번엔 가격도 적당하게 나왔다. 물론 좀 더 생산성 있는 작업을,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하고 싶다면 아이패드 프로나 다른 태블릿PC를 사는 것이 좋겠지만, 콘텐츠 소비 중심이라면 답은 정해졌다.

아이패드가 이 가격인데 왜 다른 태블릿PC를 고민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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