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는, 이 루머를 들은 한 영국 학부모가 페이스북에 경고 게시물을 올리면서 소동이 일어났다고(영국 가디언지 취재 내용). 자세한 것은 이런 일 있을때 마다 애용하는 스놉스(링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보시면 되고요.
아무튼, 사진을 올리기 싫을 정도로 괴상한 그 모모 귀신 인형을 제작했던 원작자가, 그거 작년에 이미 폐기 처분하고 없다고 밝혔습니다. 만든이는 링크 팩토리의 아이소 케이스케고, 우부메란 일본 요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6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공포 전시회(유령화랑 3 – 명계의 재스퍼) 출품용으로 만들었는데, 당시엔 별 인기 없었다고.
그런데 이런 인형도 썩나 봅니다. 보관하던 도중 상태가 안좋아져서, 2018년에 눈알 하나만 남기고 폐기 처분 했답니다. 눈은 다른 인형을 제작할 때 쓸 예정. 뭐, 링크 팩토리가 원래 영화나 TV용 소품이나 특수조형물을 만드는 회사니까요. 예를 들면 이런 거…
재미있는 건, 실제로 모모 귀신 행세를 하는 가짜 SNS 계정들이 있긴 있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퍼진 거고요. 점점 모든 대상을 과보호하는 세상에서,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라고 한다니까 부모들이 패닉에 빠진 것도 당연. 솔직히 애들에게 스마트폰 쥐어주면서 그걸로 뭐하는 지 일일이 체크하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그러니 과소평가할 만한 루머도 아니었던 셈입니다.
… 음, 한국에선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아이들은 괴담을 좋아합니다. 더 링님이 쓰신 괴담 책이 초등학교 근처에서 잘 팔렸다는 루머(…)만 봐도 확실하죠. 지금 서점에 가보셔도, 아이들 도서 코너에 괴담책이 있을 거에요. 저나 다른 분들이 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미니백과에서 유령 대백과가 있었던 듯도 하고… 정도가 지나치지 않으면 별 문제는 없어요. 그런 걸 봤어도 멀쩡히 잘 큰 우리가 그 증거니까요(… 제가 멀쩡하지 않다 생각하시면 죄송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사태를 부모의 과민 반응, 일종의 모럴 패닉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꽤 많습니다. 뭐, 그럴수도 있겠지요. 분명한 건, 앞으로도 이런 SNS나 유튜브 등을 이용한 도시 괴담은 계속 만들어질 거라는 겁니다. 괴담은 항상 그 시대의 불안(특히 부모)을 반영할 뿐입니다. 많은 민화나 괴담은, 이야기 형태를 가진 교훈이자 경고니까요.
앞으로도 이런 괴담, 또는 괴담에 버금갈 실제 사건은 계속 일어납니다. AI를 이용한 온갖 페이크도 만들어지는 세상에, 도시 괴담이 그렇게 만들어져도 누가 알까요. 이미 ‘엘사 게이트’와 최근 터진 ASMR 사태, 2017년 ‘푸른 고래’ 괴담도 기억해 둬야 합니다. 괴담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어른 먼저 그렇게 쓰지 않고, 그런 것을 파악하는 눈을 기르는 수 밖엔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수많은 괴담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