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받으며 다니는 대학, 다이슨 기술 교육 기관(Dyson Institute of Technology)

 

일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재미있는 대학 소개가 실렸습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다이슨(예, 청소기로 유명한 그 다이슨 맞습니다)의 교육기관이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소개한 글입니다. 이름은 다이슨 인스티튜트 오브 엔지니어링 앤 테크놀로지.

자세히 읽다보니, 재밌습니다. 먼저 이 교육 기관에 다니면, 대학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영국 워릭 대학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세웠을까요? 영국의 엔지니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이 대학 설립자인 ‘제임스 다이슨(다이슨 창업자)’은 2020년까지 1500만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덕분에 이 학교 학생들은 학비가 무료입니다. 학비만 무료일까요? 1년에 약 18,000 파운드의 월급을 받습니다. 2500만원이 넘으니 월급이라 불러도 되겠죠(…). 그냥 공짜로 배우게 해주는 곳은 아닙니다. 일주일에 3일은 다이슨 연구소에서 일해야 합니다. 2틀은 공부하고 3일은 일하는 시스템.

… 애당초 학교가 위치한 곳이 영국 월트셔 맘스베리, 다이슨 연구소가 있는 곳입니다.

대학생활은 포드-라 불리는 기숙사에서 하게 됩니다. 기숙사는 연구소까지 5분 거리에 있습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부서를 4개월마다 순환하며 일할 수 있습니다. 단순 인턴이 아니라 실제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을 쌓게 됩니다. 3학년부터는 원하는 부서에서 일할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 공학, 전기 전자 공학, 기계 공학 등의 전공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하면서 대학 다닌다-라고만 하면, 무슨 산업계 대학이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애당초 이 학교를 세운 이유가 영국에 엔지니어가 부족해서 그렇다-라는 건 미리 얘기했고요. 이 상황에 대해, 다이슨 창립자는 영국 고등교육이 뭔가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합니다.

더 많은 엔지니어가 필요한데, 대학 학비는 턱없이 비싸고, 제대로 된 교육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그런 상황에 화가 나서(…) 2016년 당시 기업 혁신 기술부 장관이었던 조 존슨(그 유명한 보리스 존슨의 동생)을 만나 새로운 법을 제정(…) 그 법률로 인해 만들어진 1호 대학이 바로 이 ‘다이슨 인스티튜트 오브 엔지니어링 앤 테크놀로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이 ‘현장 교육’에 있다는 겁니다. 학비가 무료인 점도 좋지만, 진짜로 써먹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 이 학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네요. 아쉽지만 학생이 많지는 않습니다. 2017년 하반기 개교시 뽑은 학생은 25명. 2018년에는 43명을 뽑았는데, 경쟁률이 20 대 1이었다고.

 

 

사실 엄청나게 부러운 점이, 다이슨의 이런 태도죠. 한국의 많은 대학에선,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도 뭘 배우는 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초 학문 연구를 해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만, 300만 대학생 모두가 그럴 필요는 없죠. 학과 공부와 내 진로가 상관없다 여기는 사람, 한 둘이 아닐 겁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한국 대학에선 쓸만한 엔지니어를 키우지 못한다는 타령(?)만 하고 실제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드물고요. 뭐, 학생이라고 딱히 인생 커리어에 대한 인식을 키우고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 별로 없긴 합니다만. 그게 이상하다면, 누군가는 먼저 질러야 합니다. 국가는 정책으로 돕고, 학교는 기업과 협력해서 교육 내용을 만들고, 기업은 돈(…)과 엔지니어 육성을 해야합니다.

… 길이 보이면, 한국에도 무리해서라도 저런 대학에 들어가려는 사람,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투자하는 기업, 볼 수 없을까요? 뭐, 다이슨에서도 국제화를 위해 해외 학생 유치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런 수업이 괜찮다 여겨지는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https://www.dysoninstitute.com/)를 한번 눈여겨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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