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 1월쯤 시작됩니다. 누가 알리에서 안경알까지 해서 싸게 주문할 수 있다기에, 저도 시험 삼아 한번 주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럴려면 먼저 시력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먼저 방문한 병원에선 시력 검사하러 왔다는데 왠 노안 수술(…)을 자꾸 권하기에 도망치고, 두번째 병원에선 갑자기 녹내장 있는 것 같다고 큰 병원 가보라고 해서 대소동(…).
결론은, 동생에게 ‘할아버지가 있는 의원엔 가지 말랬잖아!’라고 혼나고(…) 별 일 없이 무사히 마무리 됐습니다만- 나름 많이 놀랐던 사건이었네요. 아무튼 그래서 들린 세번째 병원에서 안저 검사까지 받고나서 얻은 시력검진표를 이용해, 무사히 주문을 마쳤습니다. 사람들은 막 싸다고 하던데, 전 골라보니 42달러짜리. 물론 안경알 포함하면 싼겁니다만-
나중에 시력이 특이하다고(아마도 난시 때문에?), 렌즈값을 추가해야 한다고 해서, 10달러 더 냈습니다. 그렇게 애써서 얻은, 알리익스프레스발 안경 구입 후기입니다.
사실 사기 어려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하필 주문을 설날때 했어요. 당연히 설날이 끝나도 주문은 정상처리 안됐고, 설날 연휴가 끝나고 추가 렌즈값 내야한다고 메일이 왔는데 늦게 응해서, 2월 14일에야 주문이 끝났네요. 근데 이게 또 발송이 늦어져서(…) 결국 3월 14일에야 받아보게 됐습니다. 발송 후 도착까진 일주일 정도 걸린듯.
주문 자체도 쉽진 않았습니다. 일단 안경 크기-인데, 이건 제가 쓰던 안경크기를 재서, 136mm인가? 그걸로 주문했습니다. 제품마다 크기가 다르니 확인하셔야 하고요. 안경 렌즈를 고르는 것도 일이더군요. 색이 있는 것 있고 없는 것이 있는데, 전 처음이니 아무 것도 없는 걸로(그게 제일 쌉니다).
안경알 두께도 골라야 하는데, 압축할 수록 가격이 올라갑니다. 전 1.61을 골랐는데, 나름 만족하긴 합니다만- 전에 쓰던 안경과 비교하니 좀 두껍습니다. 1.67인가? 그거 골랐어야 했나 봐요. 덕분에 안경에 대한 공부를 좀 하게되서 좋긴 합니다만- 이것도 고압축 렌즈를 고르게 되면 가격이 또 꽤 올라갑니다. 그래도 싸지만요.
안경은 안경 상자와 기타 액세서리와 함께 옵니다. 코받침도 하나 더 주네요. 안경 자체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만족합니다. 티타늄 안경테라는데, 가볍네요. 교정 시력도 딱 맞고. 해외에서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그게 과연 될까- 싶었는데, 이 정도라면 한국에서도… 아, 안되겠죠. 법이 안경 온라인 판매를 막고 있으니.
아무튼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또는 세컨 안경으로 하나 장만하신다면, 직구를 생각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사실 가격은 오공오공인가, 요즘 등장한 초저가 안경점이랑 크게 안달라요.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더 그렇죠. 그래도 생각보다는 더 괜찮았습니다. 재미 삼아 주문해 보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