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출시가 뒤로 밀린 가운데, 급하게(?) 열린 애플 이벤트가 끝났습니다. 이번 이벤트는 딱 두 제품만 얘기했네요.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입니다. 여기에 무선 이어폰을 더하면, 딱 애플이 세계 시장 1위를 먹고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내놓은 제품은 이렇습니다. 애플워치에선, 신제품 시리즈 6와 보급형 애플워치SE를 선보였습니다. 기존 애플워치3는 가격 인하. 아이패드에선 (보급형) 아이패드 8세대와 아이패드 에어 4세대를 선보였습니다.
애플 피트니스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애플 뮤직, 애플 아케이드 등과 함께 구독할 수 있는 번들 서비스 애플 원도 선보였지만.. 한국이랑 별 상관 없으니 넘어갈까요?
이벤트 요약 영상은 애플 홈페이지에 올라왔으니(링크), 거기서 보시면 됩니다.
어? 생각해보니 이번엔 어썸 뭐 이런 단어는 못들은 것 같기도…
모든 사람의 관심을 모을 제품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원래 이 아이패드 에어가 좀 어정쩡한, 아이폰11 같은 보급형 아이패드 프로 포지션에 있었는데요- 이번에 뭐가 잘못됐는지? 대박이 났습니다. 최초로 애플 A14 프로세서를 집어넣은 기기가 된 겁니다. 그래놓고도 가격은 아이패드 프로보다 쌉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에 있는 라이다 카메라 없습니다. 근데 그거 필요하신 분? 페이스 ID 대신 소니(..)처럼 파워 버튼에 지문 인식 버튼을 합쳤습니다. 화면 크기도 애매한 10.9인치. 그런데 이게 … 크게 중요할까요? (솔직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원버튼을 누르지 않고 손만 닿아도 화면이 켜진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같은 사양으로 아이패드 프로보다 21만원 정도 빠지는데,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A12Z를 넣어줬으면서 여긴 A14…아이폰12에 들어갈 그 프로세서를 넣어버렸습니다. 덕분에 램이나 디스플레이 같은 사양은 여전히 떨어지지만, 꽤 괜찮은 작업 능력을 갖추게 됐네요.
다만… 이거 256G 셀룰러 모델이 115만원이었는데, 이전 같은 사양 아이패드 프로 10.5가 109만원이었단 거…뭐, 환율탓도 있겠지만요. 아무튼 그래서, 가성비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가성비인지 아닌 지도 아직 모르겠어요. 예전 아이패드 프로 가격이라서. 다른 제품이 너무 올라서 이게 싸보였던 거죠…
제가 권하는 제품은 그냥 아이패드, 이번에 나온 아이패드 8세대입니다. 솔직히 평범하게 콘텐츠 즐기고 PDF 보고 가벼운 게임하는 입장에선, A12 프로세서 들어간 아이패드여도 차고 넘칩니다. 근데 이건 또 32GB 시작하네요? 망할… 게임 안하고 영화 넷플릭스로 보면 32GB로도 쓸 순 있습니다만-
음, 생각해보니 이건 완전 옆그레이드 모델이라, 그냥 아이패드 7세대 중고로 사셔도 될 듯요…
애플 워치 시리즈 6는 건강을 위한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실제로 가민 같은 여러 웨어러블 기기 업체들이, 코로나19와 혈중 산소포화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게 딱히, 시리즈 6를 사야겠어! 하는 마음을 이끌어내긴 정말 부족하죠.
가장 필요했던 기능이, 아마, 배터리 시간(…)이었을 텐데요. 수면 측정 기능이 있어도, 배터리 때문에 안쓴다는 분들이 태반이라.
그래서 내놓은 것이, 보급형 애플워치 SE 입니다. 시리즈6는 훼이크고(응?), 애플워치SE에 꽤 신경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이것도 액세서리치곤 싸지 않아서, 프로세서가 더 약한 시리즈3도 가격 낮춰서 계속 팝니다. 물론 기본적인 기능만 따진다면, 시리즈3도 충분합니다만, 이거 사실 분들 없으실거고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워치SE 자체가 시리즈3 쫓아내려고(?) 만든 제품입니다. 저거 가격이 작년에 시리즈3 가격 인하 전, 시리즈3 가격이었죠. 반면 시리즈3 가격은 1년전 인하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요. 평균 판매단가를 낮추기 싫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보급형 없으면 더 팔리질 않을테니…
애플 원 및 피트니스는 일단 한국에는 해당 안되니, 생까기로 하고요- 다만 애플이 계속 서비스 분야까지 자신들이 먹으려고 들이미는데… 이게 잘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네이버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볼 때는 혹했다가, 보고 나니 뭔가 음-하게 생각하게 만든, 그런 이벤트였습니다. 하기야, 제가 팀쿡 애플이 내놓는 가격 정책 등을 보고 마음에 든 적이 거의 없죠. 너무 속보여서… 그래도 내놓은 제품 계속 밀면서, 어떻게든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고, 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도 팀쿡이니까 잘하는 일이긴 합니다만-
원래는 새로 나온 아이패드 에어로 바꿀까 생각했는데, 딱히 원래 쓰던 아이패드 프로를 바꿀 필요는 없겠다 결정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제 아이패드 프로가 생명을 연장했습니다. 머신러닝을 공부할 것도 아니고, 아이패드 프로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비해 앱생태계가 훨씬 좋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로급(?) 앱에선 PC보다 모자란 게 많은데, 그건 프로세서의 AI 처리 기능이 좋아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묘하게 애플도 이런 부분에서 해결책을 못 내놓고 있는데, 굳이 무리할 필요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