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래 몰던 차량을 폐차했습니다. 한번 타면 오래 타는 편이라, 제 손으로 폐차한 세 번째 차네요. 차량은 2006년식 토스카. 주로 출퇴근용으로 이용했는데, 매년 에어컨 개스를 주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버려서… 아무래도 조만간 여러 부품이 많이 말썽을 부릴 것 같아, 제 손에서 보내줬습니다.
이번에 따로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뭐랄까, 조금 신기해서 그렇습니다. 저도 낡은(…) 사람이라 그런가요.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폐차를 했거든요. 차량은 지방에 있는데 전 서울에 있고, 태풍도 올라오고… 그래서 차량 어디에 둘테니 가져가시겠냐-했더니 그래도 된다고 해서, 비대면(…)으로 폐차를.
원래 자동차 폐차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보통 폐차장에 전화하면 차 끌고 가고, 그걸로 끝나서 원래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만- 실제 진행은 더 간단합니다. 준비할 서류는, 압류가 없을 경우, 차량등록증과 신분증이 끝. 차량등록증은 원래 차에 놓고 다니고, 신분증은 스마트폰으로 앞뒤 찍어서 보내주면 됩니다.
구글 검색에 나온 폐차장에 전화했더니 바로 온다고 하시기에, 지금 서울이라 안된다고 하고 ㅜ_ㅜ, 밤에 동생에게 말해서 좀 안전한 자리에 차량 대놓으라고 했습니다(트렁크 정리는 덤). 다음날 아침에 출발한다고 전화가 오더라고요. 차가 어디에 있다 말했더니, 도착 후 차량 찾았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좀 기다리니, 차량 말소 등록증이 MMS로 날아옵니다. 계좌 번호 알려 드리니 고철값도 나중에 입금해 주더군요. 전달 받은 말소 등록증 사진 가지고 보험사에 전화하니, 링크를 하나 보내줍니다. 그 링크로 접속해 사진 올리면 보험 처리도 끝. 정말 사람 얼굴 한 번 안보고 폐차가 끝났습니다.
첫 차를 폐차 할 때 울먹울먹 했던 거 생각하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세상이 참 많이 변했네요.
* 비대면 폐차시 위험 요소는 … 음, 차키 정도일까요? 잠그고 타이어 위에 놓아두거나, 안잠그고(…), 키를 차 안에 숨기는 방법을 씁니다. 전 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