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M1에 취했네. 이번 애플 스프링 로디드 이벤트를 보면서, 계속 그 생각을 했습니다. M1 맥 컴퓨터가 얻은 반응이 너무너무너무 좋았던 탓입니다. 사실 그렇게 취해도 할 말 없을 정도이긴 한데요. 힘 받은 김에 싹 다 갈아엎을 모양입니다. M1 칩을 넣은 아이맥, 아이패드 프로를 내놨습니다. 애플TV에는 A12 칩을 넣었고요.
이로서 애플은, 하이 퍼포먼스가 필요한 맥 프로 모델을 제외하면, A14 바이오닉칩 기반 스마트 기기로 전환을 완료 했습니다. 미치도록 휘몰아치는 속도네요. 하이 퍼포먼스 기기(=맥 프로)는 아직 전환하지 못했는데, 음, 이건 잘 모르겠어요. 시간이 좀 걸릴 듯. 이쪽은 통합칩으로 커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유저를 대상으로 해서요. 아니, 어쩌면 통합칩을 싫어하는 이용자들이기도 합니다.
먼저 아이폰12부터 시작해 볼까요? 예, 기대 없었는데-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신규 색상이 나왔습니다. 퍼플입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건지(…). 이런 경우 못봤는데, 아무튼 색상만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다음은 우리와 큰 상관 없을 지도 모를 소식입니다. 먼저 팟캐스트에 후원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그리고 애플 카드. 이건 애플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서 할부하라고, 구독 서비스 모델로 돌아가면서 사용자들 락인하려고 만든 애플 출시 신용카드인데요. 여기에 가족 카드(…) 기능이 추가 됩니다. 13살 이상부터 가질 수 있다고. 13살에게 아빠 신용카드로 결제를 허락하라는 거죠?
에어태그도 새로 출시됩니다. 삼성에서 내놓은 갤럭시 스마트 태그와 비슷한데, 좀 예쁘게 만들었네요. 여러가지 문양도 맘대로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도 애플답지 않게 저렴합니다. 29달러에 4개 세트 99달러. 갤럭시 스마트 태그보다 저렴. 물론 에르메스 케이스를 추가하면 얘기가 달라지겠습니다만-(299 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아, 이걸 큰 상관 없다고 하는 이유는, 미국과 달리 한국 아이폰 이용자가 적어서 그렇습니다. 스마트 태그는 내 아이폰 뿐만 아니라, 다른 사용자의 아이폰 신호까지 이용해서 뭔가를 찾는 시스템입니다. 이용자가 많을 수록 효과적인데요,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엔 편리하겠지만 한국 아이폰 이용자는 전체의 20% 정도라,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물론 집 안에 둔 내 물건 찾기 정도는 이런 네트워크가 없어도 되겠지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대하던 애플TV, A12 칩을 재고처리(…)합니다. 가격도 올랐네요. 다만 4K를 보여주고, 아이폰을 이용해 화질 조정하는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뭐, 다 좋은데…
공간 오디오 지원 안합니다.
아이폰7 이상부터 지원하는 기능이니 못넣을 이유는 없었는데, 아무래도 여러 에어팟을 동시에 연결하는 기능이 없다면, 굳이 넣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뭐, 그냥 돌비 애트모스로 들어도 되겠죠. 아니면 공간 음향에 아직 신경 쓸 여력이 없거나요. 하기야 콘텐츠도 그리…
아참, 그리고 이번 이벤트 보면서 이상하게 본 게, 에어팟 맥스 쓰고 있는 씬이 안나오네요. 역시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어…대신 오래 전 아이팟에서 쓰던 클릭휠을 되살린 느낌의 새로운 시리 리모컨은 좋아 보였습니다. 아이팟 쓰던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이용할 듯요. 써봐야 알겠지만..
자- 이제 본론입니다. 새로운 아이맥을 내놨습니다. 사실상, 맥미니에 디스플레이를 합친 구조입니다. M1 칩 썼고요. 따라서 성능도 알고 있을 그대로입니다. 대상은 일반인(…). 여러가지 색상으로 내놓은 건, 무조건 일반인용입니다. 프로처럼 쓸 수도 있겠지만, 그보단 이걸로 회의하고, 게임하고, 간단한 사진 편집하고 그럴 분들에게 맞습니다. 크기도 24인치형 하나.
실은 원래 아이맥은 일반인용인데, 일반인들이 별로 안 썼죠. 아무튼, 이제까지 본 것 중엔 가장 얇고 슬림한 일체형 PC 중 하나입니다(데탑 무게가 4.5kg). 고급형 스피커와 마이크, 웹캠도 달았습니다. 가격도 2년전 나온 제품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성능은 똑같으니, 취향이나 용도에 따라 맥북 에어/ 맥 미니/ 아이맥 등으로 골라 쓰시면 되겠습니다.
솔직히 싼 가격 아닌데, 요즘 PC 가격이 워낙 올라버려서 이 성능에 이 가격이면 별로 비싸보이지도 않습니다. 다만-
인간적으로, USB 포트 2개 추가하고 지문 인식 기능 달린 키보드 넣어주고, 어댑터에 유선랜 포트 추가하면서 25만원 더 받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진짜 이거 확인하고 어이없어서 웃었다는. 거기에 더해, 탁상용 PC 내면서 일반 USB 포트 없이 기본형 모델 내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이냐고요. ㅋㅋㅋ
하아. 이제 애플이 없앤 기술 중 하나에 일반형 USB 포트가 들어갈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무리수. 데탑에서까지 USB 허브를 쓰라고 권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건 진짜 너무하네. 아, 기본 사양 M1 아이맥에는 유선 랜포트도 없습니다. 이 가격에 이런 디스플레이를 가진 데탑은 참 매력적이긴 한데요- 하아.
마지막은 오늘의 주인공, M1 아이패드 프로입니다. A14가 아니라 M1을 품었죠. 12.9인치 모델은 미니 LED를 달아서 디스플레이 성능향상을 꾀했습니다. 사실 OLED가 더 좋지만, 일단 미니LED로 타협? 하려고 하나 봅니다. 가격은…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는 이제 맥북 에어보다 비쌉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일 때는 유난히 일하는 모습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림을 그리거나 영상을 편집하거나, 영상 제작 현장에서 모니터링 뷰어로 사용하는 뭐 그런 모습을 보여준 거죠. 이 돈 내고 쓸 사람이면 이걸로 돈 벌 사람들일테니까요. 아예 아이패드 프로로 영상 등을 제작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 비싼 XDR 디스플레이급 화면을 아이패드 프로 12.9가 가지게 된 건 참 좋은데, 여전히 얼마나 많은 크리에이터가 이걸 업무용 툴로 선택할 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이패드 프로에서 이 정도 퍼포먼스가 필요한가?에 대한 해답을 애플도 찾고 있다는 느낌. 펜을 쓸 수 있다는 걸 빼면 왜 맥북 에어 대신 이걸 사야지? 라는 생각만. 뭐, 그래서 디스플레이에 공을 들인 거겠지만요.
결론은, 제목에 적은 그대로입니다. 애플이 M1 칩 뽕을 뽑아먹으려고 하네요. 애플 입장에선 대단히 유리한 일입니다. 스스로 설계한 칩 하나로 노트북, 데탑, 미니데탑, 태블릿PC까지 모두 커버하는 거니까요. 스마트폰 칩만큼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시장 크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마진이 확보됩니다.
어쩌면 이제 이쪽 라인업까지 모두, 아이폰처럼 매년 새로운 칩을 단 신규 모델이 나오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군요. 다만 … 이건 M1을 채택할 때부터 각오했겠지만, 앞으로 나올 신제품을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M1 칩 하나로 웬만한 PC 사용자들에게 필요충분한 성능을 제공하거든요.
… 설마, 듀얼 모니터 지원! 뭐 이런 게 다음 제품 혁신 기능이 되고 그러는 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