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남는 것은 정말 아무 것도 없구나

인터넷에 남는 것은 정말 아무 것도 없구나
마침 이번 달 원고 마감이 대충 다 마무리 됐습니다. 마무리 되면 뭐할까요. 블로그 옮길 자리 알아봐야죠. 지금까진 워드프레스 가입형 써보고, 오늘부터 워드프레스 설치형 설치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그만 zagni.net 네임서버를 옮겼네요. 좀 성급했다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네임서버 하나 옮겼다고-

구글 검색에서 zagni.net/??? 으로 걸리는 링크가, 다 무효가 됐습니다.

제 글을 잃어버린 건 아닌데, 뭔가 허망하긴 하네요. 사실 zagni.net을 메인으로 쓴 기간은 옛날 2~3개월 정도라서, 검색 DB에 남은 것도 많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그걸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긴 있었는데... 뭔가 제가 민망해집니다. 뭐, 괜찮겠죠. 구글 인공 지능이 알아서 빠르게 정리할 테니까요.

...그래도 정말, 이런 식으로 한순간에 훅- 가버린 서비스가 너무 많아요.

인터넷 아카이브 같은 곳에서 저장하지 않았다면, 우린 지난 인터넷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여긴 거대한 정보의 바다라고 생각했는데, 바다는 무슨. 십년만 지나도 이 시대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건 또 뭐가 남아 있을까요. 신문 기사 정도? 그런데 그 신문 기사 DB도 제대로 안된 곳이 너무 많아서.

여긴 그냥, 훅- 하고 지나가는 강 같아요. 죽을 듯 싸웠던 것도 어느새 지워지고 잊혀집니다. 그러니 많은 곳에서 비열하고 저속한 말을 자랑스럽게 내뱉으며 으쓱 거리는 사람이 있는 거겠죠. 어느 댓글에 어떤 빈정거림을 달던 누가 기억할까요. 그 댓글 우연히 보고 기분 나쁜 사람만 손해지. 그러라고... 하는 짓이니까요.

아무튼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그냥 머리가 폭발할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백업한 자산은 고이 저장해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이글루스라는 블로그 서비스는 그냥 공중 분해...아니, 화장된 거나 마찬가지죠. 앞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몇 없을 거고요.

이 기회에(?) 그냥 블로그 접을까-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밤입니다.
다른 분들은 부디, 평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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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니스트. 디지털로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IT 산업이 보여 주는 'Wow' 하는 순간보다 그것이 가져다 줄 삶의 변화에 대해 더 생각합니다. -- 프로필 : https://zagni.net/about/ 브런치 : https://brunch.co.kr/@zagni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agni_ 이메일 : happydiar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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