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늦게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태원에서 큰 사고가 났다고. 평소에도 사람 많은 골목이라 아 몇 명 다쳤나보다 했는데, 뉴스를 틀어보니 그게 아닙니다. 차마, 뭐라 말을 잇기 어려웠습니다.
뉴스가 적어서 SNS를 살피는데, 여기도 아수라장입니다. 다들 클릭베이트에 중독된 걸까요? 재난이 생기니 이걸 기회라 여기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들. 슬프다며 (끔찍한) 현장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 그걸 돌리는 사람들. 그걸 받아다 또 기사에 쓰는 언론.
… 우는 가면 뒤에 감춰진 욕망이 보여서, 그냥 끌 수 밖에 없습니다.
나름 추억이 어린 공간이, 이렇게 참사 현장으로 바뀝니다. 죄 없을 사람들의 죽음을 보는 건 항상 힘듭니다. 화가 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이젠 그냥, 슬프고, 아픕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겨야 했는지. 그냥 재밌게 놀고 끝났을 밤이면 좋았을 걸.
전에 한 사이트에 올라왔던 질문이 생각나네요. 한국은 어떻게 선진국이 됐냐고 질문하기에, 어떤 이가 대답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아직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문제는 잡고, 고쳐야 합니다. 책임 있는 사람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힘든 사람들은 도와야 할 거고요. 가족을 잃은 슬픔에는, 어떻게 더 드릴 말도 없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선 부디, 평온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