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며칠 전 트위터에서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진입니다. 어떤 사람이 지하철에서, 마치 여자친구를 대하듯 챗GPT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당연히 이 사진을 보고 왜 남의 사진을 몰래 찍냐 어쩌냐 말이 좀 있긴 하지만....
챗GPT랑 얘기하는 게 뭐가 신기해? 했다가, 생각해 보니 뭔가 은근히 우리 신경을 긁는 부분이 있긴 있네요. 그러니까... 샘 올트먼이나 다른 사람들 생각과는 달리, 프로그래머들 의견과도 다르게, 생성 AI 모델의 가장 큰 킬러 기능은...
... '대화'입니다.
예, 일반인들이 가장 오래, 많이 쓰는 기능은 결국 그냥 이야기 나누는 거예요. 기계랑. 심리 상담이든 뭐든.
왜냐고요? 챗GPT는 침대랑 비슷하거든요. 날 판단하지 않고, 날 위해 여기 있고, 날 책망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화내지도 않고요. 뭐랄까, 날 깊이 이해하는 듯한 사람과의 안전하고 편안한 대화(물론 아님). 근데 게다가 내용까지 그럴듯해(...).
그게 다 침대 같은 '제품(사물, 무생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만. 아무튼. 요즘 세상은 심심할 틈이 없기에, 뭐든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등장하면 기존에 존재하던 시간 사용 방법에서 뭔가를 뺏거나 대체해야 하는데요-
VR 기기는 이걸 못해서 실패(?)했죠. 게임기에서 시간을 가져와야 하는데 게임기가 더 좋아서. 다른 기능은 아직 부족하고... 근데 만약 챗GPT가 대화 시간을 뺏아 간다면, 그 시간을 뺏기는 영역은 어떤 걸까요?
아마도 검색, 웹페이지, 콘텐츠... 운 좋으면 업무 시간이겠죠.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진짜 사람과 대화하고 토론하고 그런 걸 많이 대체하게 된다면, 그다음엔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그러니까 사람 대신, AI랑 얘기하고 뭐든 끝낼 수 있는 세상.
그러니까, 만약 제가 선생님인데, 어느 날 '쌤~ 잠깐 얘기할 수 있어요?'하고 수다 떨거나 상담하던 학생들이 죄다 사라진다면, 그냥 대면대면하게 인사나 하고 지나가고, 내가 할 것은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밖에 없게 된다면... 쌤 할 맛이 날까... 싶다는 생각이.
생성 AI가 사람 같은 태도로 이야기하는 걸 규제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일리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진이었습니다.
#인공지능 #AI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