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제 메인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zagni_ 가 될 예정입니다.
- 저랑 얘기하고 싶은 분들은 이쪽으로 와주세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글을 올립니다.
22년을 함께한 개인 블로그를 정리하려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 조회수입니다. 몇 달 전부터 조회 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글을 제대로 올리지 않아서 그렇긴 하지만 ... 솔직히 말하면, 글 올릴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평균 조회수는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보단 많습니다.
그렇지만 댓글도 거의 달리지 않고, 이글루스 때와는 다르게 굉장히 무미건조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공개적으로 글 쓰는 재미란 것이 결국, 누가 읽어주고 누가 댓글 달아주고 나도 대답하고 뭐 그런 건데요. 그런 재미가 싹 사라진 거죠.
이 상태로 가다간, 애드센스를 위해 글이나 올리는 공간으로 전락할 겁니다.
인터넷 생태계가 변한 걸 받아들입니다
징조는 있었습니다. 구글이 본격적으로 AI 요약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작은 블로그들이 타격을 입고 있었거든요. 검색의 상당 부분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인데, 이제 구글이 그 답을 먼저 제공합니다.
덕분에 이제 개별 웹사이트나 블로그로 잘 안 오기 시작했어요. 굳이 링크를 클릭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저는 조금씩 빠지고 있었지만, 다른 대형 사이트들은 트래픽이 40% 가까이 감소하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허들 하나만 설치해도 트래픽의 90%가 빠지는 것이 웹 생태계입니다.
반면 서브로 운영했던 네이버 블로그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하루 2~300명은 꾸준히 방문합니다. 아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아주니, 그 맛에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대부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재탕하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구글 애드센스보다 네이버 애드 포스트 광고비가 더 많이 쌓입니다. 그래봤자 하루 몇 백원이지만요.
개인 독립 블로그 종말의 시대
요즘 제 메인 활동 공간은 페이스북입니다. 블로그 시대가 지난 후, 어쩌다 보니 그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매월 조회 수가 10만을 넘고, 잘 읽히는 글은 1만 조회수를 넘기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아재 인플루언서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 물론 진짜 인플루언서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요.
그래도 개인 블로그를 고민했던 건, 베이스캠프랄까, 진짜 내 공간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표현 욕구를 가진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이미 수많은 콘텐츠가 있는데 내 글이 더 필요할까 하는 불안감 + 그 와중에도 찾아 읽어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 + 기왕이면 더 많이 읽히면 좋겠다는 욕심 + 그리고 플랫폼에 얹혀살 수밖에 없는 어려움... 을 타계할 방법을.
그래서 개인 독립형 블로그라는 욕심을 내봤지만, 이제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넷 사회의 정의, 규칙, 구조, 사업 모델이 이미 크게 바뀌었습니다. 사람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비를 들이지 않는 프리라이딩 콘텐츠가 이미 다수를 차지합니다.
... 정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버렸습니다.
거기에 더해, 독립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 ... 생각보다 더 비용과 기술,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정말 마니아거나, 수익이 남지 않으면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결국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개인 블로그는 접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지난 2025년 7월부터 이미 반쯤 접었지만요.
대신 사람을 만나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은 사람을 만나서 노는 게 가장 즐겁습니다. 저는 놀려고 태어났으니까요.
알아서 하면 되는 일에 대해 이렇게 길게 쓰는 것은, 그만큼 제 블로그에 대한 미련이 크다는 뜻이겠죠. 22년간 썼으니까요. 한때 제 그릇이었던 곳은, 사실 이미 사라졌지만요.
그래도 뭐, 즐거웠습니다.
22년간 썼던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블로그 자체는 당분간 남겨둘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