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킥스타터에 재미있는 제품이 올라왔습니다. 신발 위에 신는, 덧신 같은 제품인데요. 이름은 문워커스(Moonwalkers). 산책을 도와주는 전동 롤러 슈즈입니다. 요즘 보행 보조 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우리가 늙으면 뭐 믿고 살겠습니까…), 기존 1인 이동 수단 같은 제품과는 달리, 걷기를 보조하는 형태로 나왔네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리 걸음걸이에 맞춰서 굴러가는 전동 바퀴가 달려 있습니다. 보행 지원 장치라고 하고요. 신발을 신은 상태로 신으면, 약 2.5배 속도로 걸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포장 도로 뿐만 아니라 비포장 도로에서도 쓸 수 있고요. 걷는 느낌은, 공항 같은 곳에서 많이 보이는 ‘무빙워크’에서 걷는 거와 비슷하다고.
제품에 부착된 어시스턴트 롤러는 걸음에 맞춰 자동으로 움직임이 조절됩니다. 무슨 건담에 나오는 모빌슈트에 장착된, 자동 자세 제어 장치 같은 느낌인데… 아무튼 빨리 걸으면 회전이 빨라지고, 천천히 걸으면 느려집니다. 멈출 수도 있고요. 제동 거리는 최대(?) 1m. 특정 속도 이상으로 가속을 막는 기능도 있습니다. 내리막 길에서도 쓸 수 있단 말이죠.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바퀴를 잠궈서 올라가면 됩니다. 다만 이건 수동이네요. 오른발 뒤꿈치를 들면 록이 되고, 다시 오른발 뒤꿈치를 들 바깥으로 90도로 돌리면 잠글 수 있다고. 음, 연습이 필요하긴 하겠군요. 바퀴 동력은 전기를 이용하고,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완충시 약 9.7km 이동하는 것이 가능.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90분 정도.
산책할 때도 좋고, 특히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개들이 좋아할 듯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이동하기에 어울려서, 도심지에서 쓰기 딱 좋고, 대학교 같은 넓은 부지에서 써도 되겠죠. 배달 일을 할 때도 좋…으려나요? 아무튼 좀 많이 걷는 직장이나 장소에선 꽤 편할 것 같다는 느낌.
가격은 꽤 비쌉니다. 슈퍼 얼리 어댑터가 1,099 달러부터. 이미 펀딩 기초 금액은 다 모았고, 11월 24일까지 계속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제조사인 쉬프트 로보틱스는 미국에 있고, 카네기 멜론 출신 로봇 공학자들이 만든 회사입니다. 믿을만하다고 판단은 되는데요. 다만, 이번 펀딩은 말고… 다음 완제품을 기다려 보세요.
개인적으로 이 제품이 꼭 성공하길 바랍니다. 성공한다면, 도시 문화를 바꿔 놓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완제품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터질 겁니다. 킥스타터로 모을 수 있는 투자금이라고 해봤자 몇 십 만 달러 수준이라, 양산에 충분한 금액이라고 확신하기 어렵습니다(신규 하드웨어 제조는 생각보다 훨씬 더 돈이 많이 듭니다.).
그걸 극복하고 약속한 성능의 제품을 양산하고, 차후 더 나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제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린 일단 펀딩은 하지 말고, 좋은 제품이 나올 때를 기다려 보기로 하죠… 아마 이 제품이 잘되면, 십중팔구 이런저런 투자자들이 잔뜩 달라붙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