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살짝 애증 어린 알라딘 굿즈가 있습니다. 바로 알라딘에서 매년 만드는, 일력입니다. 처음에 샀을 때 너무 맘에 들어서 2년 연속 썼는데, 갑자기 세워 놓지 않고 눕혀 놓는 형태로 개악이 돼버리는 바람에, 2022년(올해) 일력은 몇 달 못 쓰고 버려야 했던… 그런 굿즈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정신 차리고 세워 놓는 일력으로 돌아와서, 다시 샀네요(옆에 있는 건, 특정 도서를 사지 않으면 일력 안판다고 해서 구입한 책갈피입니다.). 2023년 3월 28일 기준, 지금도 잘 쓰고 있는 제품입니다. 돌아와서 정말 반갑다는.
올해 알라딘 스누피 일력의 특징은, 다시 세워 놓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짜 작년에 이거 눞혀 놓을 생각한 사람 누군지. 메모장 용도로 쓰던 옛날 탁상 일력이야 눕힌 스타일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잖아요? 그것도 아마 옆으로 넘기는 스타일이 대세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작년 일력은 무려 세로 넘김! 아니 그거 일력 종이 뒷면에 메모 하는 거거든요(…).
다른 세워놓는 일력과의 차이는, 이번엔 종이를 찢는 형식이 아니라 스프링 고리가 달린 형식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물론 저는 그래도 매일 매일 북북 찢긴 할겁니다만- 스프링 고리는 그래도 나름 장점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예전 일력은 찢다보면 찢는 부위가 두꺼워져서, 주기적으로 나사 풀고 제거해 줘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력은 그럴 걱정은 없겠더라고요. 매일 볼 수 있는 귀여운 스누피 그림이야 당연하고요. 이렇게 세워두니, 아침에 일어나 한장 북 찢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런 기쁨을 다시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책상 위에서, 오늘은 며칠이야! 하고 경고해주는 의미도 있고요.
사실 일력은 다른 탁상 캘린더와는 다르게, 리마인더나 지난 스케쥴을 다시 들여다보는 능력은 거의 없습니다. 정말 그날이 무슨 날인지를 확인하는 용도죠. 그래서 세워두는 게 좋은 거고요. 올해 알라딘 일력은 그런 기본 기능을 무시한(…) 디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라도, 다시 제 용도로 돌아와주니 기쁘네요.
크기가 조금만 더 작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종이 기준 가로 11cm, 세로 15cm 정도입니다.), 이 정도여도 감지덕지하긴 합니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않고(?) 좋은 굿즈를 판매해주길 원합니다. 작년 일력은 제겐 정말 심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