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독 아이패드 프로 11 호환 매직 키보드 리뷰(Goojodoq Magic keyboard) 

큰 기대 없이 샀는데 만족을 주는 제품이 있습니다. 짭세사리의 명가(…) 구조독에서 만든 아이패드 프로 11(+아이패드 에어4, 아이패드 에어5)용 매직 키보드입니다. 그냥 짝퉁이겠거니-하고 샀는데, 이 정도면 굳이 애플에서 만든 정품 살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 제품.

일단 가격이 저렴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75,000원 정도 주고 샀습니다. 배송은 5일 배송이라서 빠릅니다.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건 단순해서, 설명서, 키보드, USB 충전 케이블, 끝.

장점은 매직 키보드와 같습니다. 아주 간단히 아이패드 프로를 글쓰기 머신으로 만들어줍니다. 열고, 앱 실행 시키고, 쓰면 됩니다. 대신 싸죠. 단점도 매직 키보드와 같습니다. 무겁네요. 거기에 키보드 충전을 따로 시켜줘야 합니다.

사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것이 무게였는데요. 무겁습니다. 실측 무게는 670g. 아이패드 프로 11용 매직 키보드가 600g정도 하니, 70g 더 나가는 셈입니다. 그래도 … 가격 생각하면, 충분히 견딜만 합니다.

아이패드 프로 11 (와이파이, M1)과 합친 무게는 1177g. 가벼운 노트북 컴퓨터 한대 무게입니다. 대신 이거 사고나니 노트북 컴퓨터 사고픈 마음이 싹 사라져서, 그냥 이것만 들고 다닙니다. 아, 요즘 아이패드용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PC 웹브라우저 마냥 이글루스에 글 쓸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했어요. 아하하하.

USB C 충전은 귀찮긴 한데, 사실 큰 단점은 의외로 아닙니다. 풀 충전 시간은 3~4시간 정도인데, 백라이트 없이 쓰면 몇 주 이상 씁니다. 12월 10일 구입하고 한달 정도 지났는데, 완충 후 중간에 한번 정도 더 충전 시켜줬고, 배터리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은 적 없습니다(…).

전원 스위치는 있는데, 안씁니다. 그냥 닫으면 절전 모드로 들어가기에, 그거 믿고(…) 전원 스위치 온 상태로 열고 닫고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열었다고 바로 인식되진 않고요. 키를 하나 눌러줘야 켜지면서 인식됩니다. 인식 속도는 빠른 편이고, 인식 후엔 위젯 화면에서 배터리 얼마나 남았는지 표시해 줍니다.

키감은 좋은 편입니다. 제 입장에선 정품 매직 키보드보다 나았습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진짜입니다. 프로 12용 매직 키보드는 괜찮은데, 프로11용 매직 키보드는 스페이스바 누를 때 손가락에 걸리는 느낌이 있어서 좋아하지 않습니다. 구조독 매직 키보드도 마찬가지이긴 한데…싸잖아요.

45만원 짜리는 그런 게 용서 안됩니다. 8만원 짜리는 그런 게 용서됩니다.

의외로 터치패드도 쓸만하게 구동됩니다. 노트북 컴퓨터 쓰는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근데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게 더 편해서, 손가락 터치할 때가 많다는. 앱 간 전환이나 다른 앱 고를려고 바탕화면 넘어갈 때 주로 쓰고, 스크롤 할 때는 그냥 화면 터치하면서 스크롤 합니다.

음, 이게 터치 패드가 작아서, 화면 터치가 더 편한 느낌이라 그렇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의외로 자판 배열이었습니다. 이 자판이, 오른쪽에 잘 안쓰는 키들이 좀 작은, 그런 디자인인데요. 거기서 오는 오타는 뭐 그렇다고 쳐도… 위에, delete 키를 억지로 집어 넣으면서 백스페이스 키가 작아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평범하게 타이핑하면, 십중팔구 백스페이스 대신에 delete키를 누르게 됩니다.

대체 왜!!! 정품에도 없는 키를 넣었을까요? 아, 숫자키도 자주 입력하는 분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잠금 키를 하나 추가하는 바람에 배열이 좀 좁아졌다는…

자석은 저렇게 여러 군데 있지 않고, 테두리 쪽에 몰려 있습니다. 꺽이는 각도는 최대 127도까지 조절 가능하고, 붙는 강도는 나름 튼실한 편입니다. 근데 들고 흔들면 안떨어진다고 말은 못하겠네요. 부서질까봐 안해봤습니다. 다른 분들도 하지 마세요(…).

뒷면은 카메라 가리지 않고 노출하지도 않고, 적절하게 딱- 붙는 모습입니다. 의외로 들고 다니기도 편합니다. 가로 모드로만 쓰게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요. 본체보다 키보드 케이스가 몇 mm 더 튀어나와서, 아주 조금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구조독 펜슬, 구조독 매직 키보드로 만든 아이패드 프로 세트가 구성됐습니다. 꽤 만족합니다. 아까 말한대로, 이 정도 성능이면 뭐하러 정품 사지? 하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어쩌다보니, 구조독이 진짜 애플 액세서리 명가가 되버렸습니다.

애플의 지나치게 비싼 액세서리 가격에 고통 받지 마시고, 웬만한 분들은 이 정도 세트만 구비하셔도 아이패드 프로 잘 쓰실 겁니다. 후회 없으실 거에요. 솔직히 저도 펜슬과 매직 키보드 둘 다 만족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이 구성으로 소설을 쓰시기엔 조금 어렵겠지만요(좋은 키보드 따로 들고 다니시는 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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