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타임지 정기 구독을 했다가 취소한 이야기

지난 2007년 4월, 타임지 정기 구독을 신청한 적이 있습니다. 텔레마케팅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덜컥 결제하고 말았죠. 안그래도 영어 공부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싸게 준다기에 덥썩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에 뜬 37만원이 결제되셨습니다-하는 흔한 이야기.

120주-라기에 아무 생각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대충 2년이더군요. 조금 후덜 -_-거렸지만, 뭐, 어차피 공부할 거였으니까-하고 자기 합리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타임지 정기 구독에 관해 검색해 보는데, 왠걸 -_- 제대로 봤다는 분이 몇 분 없네요. 다들 안보고 쌓아놓고 있다, 어렵다-는 이야기 뿐. (여기서 1차 망설임) 대행사인 유피에이 홈페이지에 찾아가 봤더니 2년 정기구독에 37만원이랍니다. …쪼금 싸지만 그게 그거잖아 -_-;; 하는 생각이 팍. (여기서 2차 망설임) 이글루스 검색을 해 봤더니 미국에서 보면 2년에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정기구독 할 수 있답니다. (여기서 확신)

…생각해 보니, 예전에 홍진 기획이란 곳에서 영어 잡지 정기 구독 했다가 거의 못봤던 경험이 제게 있더군요. -_-;;

맘을 바꿔 먹고 바로 본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신청자 명단에 아직 없답니다. (여기서 첫번째 기분상함, 카드 결제는 신청받자마자 해버리고선) 그리고는 전화를 뱅뱅 돌립니다. (여기서 2차 기분 상함) 담당자 연락처 못받았냐고 하는데, 문자 보내준다고 하고선 안왔습니다. (3차 기분 상함)

연락처 남겨 놓으니 오후에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왜 구독을 안하려고 하냐고 합니다. 그냥 취소해 주면 안되냐고 대답했습니다. 이유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냥 취소해 주면 안되냐고 대답했습니다(실은 위의 과정을 설명하는데 자꾸 잘 안들린다고 다시 말해달라고 하길래).

선생님 물건 한번도 안사보셨냐고,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사도 반품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하길래, 그냥 취소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취소 사유가 안된다고 합니다. 취소는 해줄 수 있고, 선생님 한 분 취소한다고 타임지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지만 취소 사유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냥 다시 취소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담당자에게 징계를 내려야 하니까 취소 사유를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고 합니다. (이때 기분 팍- 상해 버렸습니다.)

담당자가 징계 받는 것은 당신 탓이란 말이잖아요.

그냥 소비자 변심으로 해 달라고, 내가 잘못했으니까 결제 취소해 달라고- 언성을 높여버렸습니다. 수화기를 그냥 끊어버리더군요. -_-;;; 그리고 나중에 다시 연락 온 다른 사람에게, 소비자 변심으로 하고 취소해 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함부로 결제-_-하지 말라는 점잖은 충고 듣고 수화기 내려놨습니다.

뭐든, 돈 쓴다고 할 때는 쉽지만, 다시 달라고 할 때는 어렵습니다.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텔레마케팅에선, 다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텔레마케터의 이야기만 듣고 하는가/마는가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사실 전화는 인터넷과 달라, 사람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미안해서 수화기를 잘 끊기도 힘듭니다. 텔레마케팅은 이런 사람의 빈 곳을 파고 듭니다. 몇 번 당한 적이 있으면서도, 결국 저때도 넘어갔다가 또 후회할 뻔 했습니다.

요즘도 이런 일 있으려나요? 영어교재, 보험, 헬쓰클럽… 항상 현혹되어 결제하고나면 땅을 치고 후회했던 -_-;; 것들입니다. 요즘은 워낙 스팸 앱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어지간한 텔레마케팅 전화는 아예 받지를 않겠죠.